“1900조로 불어난 기업대출…리스크는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

“1900조로 불어난 기업대출…리스크는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

강신 기자
강신 기자
입력 2024-04-28 16:12
업데이트 2024-04-2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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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기관 기업 대출이 지난해 말 기준 약 1900조원까지 불어난 가운데 상환능력이 취약한 기업의 차입금 비중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8일 ‘위기별·산업별 비교 분석을 통한 국내 기업부채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금융기관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889조 6000억원(은행권 1350조 5000억원, 비은행권 539조 1000억원)으로 팬데믹 기간(2019년 말∼2023년 말) 동안 분기 평균 10.8%씩 증가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이 각각 54.3%(98조 9000억원), 56.5%(564조원) 증가했다. 산업별로는 부동산 관련 업종과 서비스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 대출이 늘었다. 이들 업종의 대출 증가분은 전체 업종 대출 증가(567조 4000억원)의 38.8%를 차지했다.

특히 상환능력 취약 기업의 차입금 비중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에 근접하거나 일부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총이자비용)이 1 미만인 취약 기업의 차입금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57.4%로 금융위기 고점(34.1%)보다 높았다. 또한 차입금상환배율(총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이 6배를 초과하는 취약 기업의 경우 차입금 비중이 지난해 6월 말 50.5%로 금융위기 고점(53.3%)에 근접했다.

부채구조 안정성 지표인 부채비율(부채/자기자본) 기준으로 취약 기업(200% 이상)의 차입금 비중을 계산한 결과 지난해 6월 말 35.8%로 금융위기 고점(36.4%)과 비슷했다. 기업 재무 단기 유동성 지표인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 기준으로는 취약 기업(100% 이하)의 차입금 비중이 지난해 6월 말 기준 51.9%로 집계, 글로벌 금융위기 고점(47.7%)을 넘어섰다.

신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부동산시장 등 내수시장 침체가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측면에서 리스크 평가 지표들의 추가 악화 여부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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