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그 시절/손성진 논설실장

[길섶에서] 그 시절/손성진 논설실장

손성진 기자
입력 2017-05-31 23:30
업데이트 2017-06-01 00:3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무엇 하러 그리 급히 뛰어왔는가. 가만 내버려 둬도 세월은 혼자서 잘만 내달리는데 말이다. 시간을 모르고 살다 시간을 보니 젊은 시절은 까마득히 먼 뒷발치에 있다.

푸석푸석한 머리카락에 헐렁한 셔츠와 바지. 핏기 없는 얼굴에 커다란 뿔테 안경. 벌써 40년이 다 되어 가는 그때의 젊은 자화상을 영상을 통해 본다. 풋풋한 외모 속에 순수한 마음이 저절로 묻어 나온다.

누구에게나 그런 젊음이 있을 것이다. 앞날을 알 수 없는 고민에 빠지기도 하고 눈물과 함께 한 사랑과 이별도 있었다. 그러던 게 벌써 인생의 반환점도 훌쩍 더 넘어 백발과 주름이 자연스러운 나이가 되었다. 아름다운 풍경도 스치며 지나치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두근거림도 잊어버렸다.

이제 가끔은 저 강물 따라 느릿느릿 걷다 한 움큼 풀꽃도 꺾어 보고 북두칠성, 전갈자리도 찾아보며 살 일이다. 어쩌다 길 가는 이 만나면 탁한 술 앞에 두고 밤새 얘기도 나눠 볼 일이다. 좀 늦으면 어떠랴. 우리는 벌써 너무 앞서 왔지 않은가. 저 푸른 하늘은 언제까지나 기다려 줄 터인데.
2017-06-01 31면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