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돌아가는 길/임창용 논설위원

[길섶에서] 돌아가는 길/임창용 논설위원

임창용 기자
임창용 기자
입력 2023-11-14 00:06
수정 2023-11-14 00:0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지는 늦가을이 아쉬워 주말에 청계산에 올랐다. 집에서 가까운 데다 험한 코스가 없어 즐겨 찾는 산이다. 정상을 향해 오르다 보면 몇 차례 선택의 기로에 선다. ‘지름길로 갈까? 아니면 우회로로 갈까?’ 하는. 지름길은 빠르지만 다소 가파르다. 돌아가는 우회로는 더디지만 편안하다. 쉰이 넘기 전까지는 대체로 지름길을 택한 것 같다. 좀 힘들고 숨도 차지만 오르는 재미가 커서다. 시간이 단축되는 이점도 있다.

우회로를 택한 건 서너 차례 미끄러진 뒤부터다. 다치지는 않았지만 항상 다니던 지름길이 부담스러워졌다. 우회로는 평탄하고 밋밋하다. 좋은 전망을 볼 수 있는 ‘뷰 포인트’를 포기해야 할 때도 있다. 그래도 안전하고 편안한 코스를 걸어야 맘이 놓인다. 아무래도 나이가 들면서 인지력이나 순발력이 떨어진 탓이리라. 문득 인생의 궤적이 등산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리스크를 마주하고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패기는 사그라들고 안전하고 편안한 노후만 지향하는. 입맛이 씁쓸하다.

2023-11-14 2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유튜브 구독료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
1. 5000원 이하
2. 5000원 - 1만원
3. 1만원 - 2만원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