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구텐베르크보다 빠른 조선 금속활자/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구텐베르크보다 빠른 조선 금속활자/서동철 논설위원

서동철 기자
서동철 기자
입력 2015-12-10 18:00
수정 2015-12-1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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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서울시가 금속활자로 인쇄한 ‘자치통감’을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로 지정해 달라고 문화재청에 신청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자치통감’은 북송의 사마광이 편찬한 중국 역사책이다. 조선은 세종 18년(1436) 초주갑인자로 294권 100책 분량의 이 책을 찍어냈다. 초주(初鑄)갑인자라는 이름은 뒤에 만든 개주(改鑄)갑인자와 구별하고자 붙여졌다.

갑인자(甲寅字)는 세종 16년(1434) 갑인년 만들어졌다. 서양 금속활자의 선구적 존재라고 할 수 있는 라틴어판 구텐베르크 성경이 인쇄된 것이 1445년이다.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를 이용한 새로운 인쇄법을 완성한 것도 1440년 이전으로 올라가지 않는다. 갑인자 자체가 구텐베르크보다 앞선 것은 물론 갑인자로 찍은 ‘자치통감’도 구텐베르크보다 앞선다.

조선은 금속활자의 천국이었다. 태종 3년(1403)에 벌써 주자소(鑄字所)를 설치한다. 전 왕조인 고려시대에 이미 금속활자 인쇄가 보편화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해 주자소에서 만든 활자가 계미자(癸未字)다. 세종은 금속활자에 더욱 심혈을 기울인다. 세종 2년(1420) 만든 경자자(庚子字)는 인쇄 능률을 더욱 향상시킨 금속활자다. 조선시대 들어 세 번째 개량한 활자가 갑인자다. 갑인자는 조선시대 금속활자 가운데서도 가장 진보된 형태의 활자로 꼽힌다. 갑인자에 이르러 처음으로 한글활자가 만들어진 것도 특기할 만한 일이다.

이렇게 보면 조선 초기 대표적인 금속활자인 계미자, 경자자, 갑인자가 모두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보다 이른 시기에 광범위하게 쓰였음을 알 수 있다. 금속활자본이라면 누구나 청주 흥덕사에서 1377년 찍어낸 ‘직지심체요절’을 이야기하지만, 서양에서 금속활자 인쇄가 시작되기 훨씬 이전 고려시대는 물론 조선시대에도 수많은 책이 금속활자로 인쇄됐고, 그 많은 활자 및 판본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을 우리는 종종 망각한다.

더구나 아무리 금속활자의 나라라지만 최근 논의는 지나치게 과열되어 있는 것 같다. ‘직지’에 앞서 ‘남명화상찬송증도가’를 인쇄하는 데 쓰인 금속활자라는 이른바 증도가자(證道歌字)는 몇 년째 진위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남북이 공동으로 발굴조사하고 있는 개성 만월대에서 고려시대 것으로 보이는 금속활자가 나와 비상한 관심을 부르기도 했다. 반면 조선시대 금속활자는 외면당하고 있으니 알 수 없는 일이다.

금속활자가 인류 역사상 가장 극적인 발명품의 하나로 대접받는 이유는 특수층의 전유물이었던 지식의 대량 보급을 가능케 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12세기부터 금속활자를 만들어 쓰기 시작했고 조선시대에는 더욱 꽃을 피웠던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의 금속활자가 서양처럼 획기적 지식 전파의 촉매가 되지 못했다는 것도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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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2015-12-1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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