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능동적 복지로 가는 길/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열린세상] 능동적 복지로 가는 길/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입력 2011-02-22 00:00
수정 2011-02-22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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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외환위기가 몰아친 이후 2000년부터 도입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사실상 우리 공적복지제도의 근간이 되어 왔다. 소득이 최저생계비에 못 미치는 사람을 가려 최저생계비에 모자라는 액수만큼 국가가 보태주는 제도로 그야말로 최저생계만은 보장해 주는 제도라 할 수 있다. 전체 빈곤층의 30% 정도인 175만명이 이 제도의 혜택을 받고 있으나 수급조건에 미달하는 약 410만명의 빈곤층은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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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그런데 이 제도의 그림자도 짙다. 2009년에는 기초생활보장급여 대상 88만 가구 중 9000가구가 부정수급한 사실이 드러나 급여 환수조치를 당하는 등 도덕적 해이마저 작용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수급자들의 빈곤 탈출효과가 작다. 또한 수급자들의 형편이 나아지면 수급권을 금방 박탈당해 두번, 세번 빈곤으로 빠져든다.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자산 형성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최저생계비 이상의 소득을 벌 수 없으므로 저축이 불가능하거니와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하여 수급권을 결정하는 제도 자체의 모순에 기인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난무하는데 아직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아직 언 발에 오줌누기 식이지만 해결책 하나를 제안하고자 한다. 바로 자산 형성을 도와주는 제도이다. 즉, 수급자나 저소득층이 근로소득의 일부를 떼어 저축을 하고 정부가 그만큼을 매칭 지원하여 자산을 불려 나가는 방식이다. 논자들에 따르면 소득지원이 단기적인 효과를 지닌다면, 자산은 장기적인 긍정적 복지 효과를 지닌다고 한다. 즉, 경제적 안정을 높이며, 미래에 대한 희망과 목표를 갖게 하고, 자기 효능감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자산이 사람들의 세계관을 변화시키고, 미래를 위한 계획을 갖도록 하지만 비빌 언덕을 제공한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서울복지재단의 대표로 재직하던 시절 서울시와 함께 개발 시행했던 ‘희망플러스 통장’ 사업도 자산형성 프로그램의 일종이다. 일하는 저소득계층이 저축을 하면 정부와 민간 영역에서 매칭, 저축을 해줘 일정기간이 지나면 목돈이 되도록 하여 창업이나 고등교육·주거이전 등에 쓰도록 하는 것이 골자이다. 국가자원에 민간자원이 융합되어 개인의 자립과 자활을 촉진시켜 가난을 예방하고 가난의 대물림을 끊는 형태의 새로운 복지패러다임이다. 수급권자가 납세자로 변할 수 있는 것이다.

필자는 이 제도가 개인-민간-정부의 삼각체제가 정교하게 돌아가게 하는 한국형 공동체 복지의 한 형태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 3년 동안 모으게 되는 자산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참가한 분들이 3년이 지나면서 점진적으로 표정이 바뀌며 삶에 희열감이 넘치는 모습을 보고서 내린 결론이다. 그동안에 접목된 재무설계, 인문학 강의, 창업교육 등 각종 경제교육 등의 효과도 입증되었다. 이 프로그램의 주창자인 워싱턴대학의 마이클 시라든 교수가 2009년 필자와 공동 연구차 방한하였을 때,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란 때에도 자산형성 프로그램(IDA)에 참여한 미국 시민들은 집을 팔지 않았고 빈곤층으로 추락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자랑하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현재 보건복지부에서도 이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여 ‘희망키움통장’이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하였으며, 경기 성남시의 ‘행복드림통장’을 비롯해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유사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직은 절반의 성공을 거두고 있으나 공적부조제도와 연동되는 부분을 손보고 재원의 안정적인 조달방안을 마련하여 향후 본격적으로 가동될 틀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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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2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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