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택한 ‘악마의 선택’이란

미국이 택한 ‘악마의 선택’이란

입력 2011-05-17 00:00
수정 2011-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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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지방정부가 홍수 피해를 줄이려는 조치를 두고 ‘악마의 선택’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AP, AFP 등 외신에 따르면 루이지애나 주 정부는 14일(현지시각) 200만명 이상이 거주하는 뉴올리언스와 배턴루즈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남서쪽으로 물길을 돌리는 작업을 시작했다.

미국 정유시설의 10% 이상이 밀집한 두 도시를 보호하기 위해 인구 2만5천여명의 모건시티와 후마를 희생하기로 한 것이다.

현지 주 정부는 대(大)를 위해 소(小)를 희생할 수밖에 없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현지 언론은 이에 대해 ‘악마의 선택’이란 평가를 내렸다.

악마의 선택이란 마이클 샌델이 ‘정의란 무엇인가’란 책에서 던진 질문과 큰 공통점이 있다. 질주하는 전차의 기관사가 인부 5명을 치고 갈 상황에서 인부 1명만 희생시킬 수 있는 비상선로가 있다면 방향을 트는 것이 옳은 것인가 하는 것이다.

무인도에 10명이 표류했을 때 1명을 죽여 나머지 9명을 살릴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질문도 이와 유사하다. 이런 상황은 4자 성어인 ‘고육지책(苦肉之策)’과도 맥을 같이한다.

삼국지 고사에서 유래한 이 성어는 자기 몸을 상해가면서까지 어쩔 수 없이 꾸며내는 계책이란 뜻이다.

악마의 선택이란 표현은 이같이 생명을 희생시킬 수 있는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한 것이어서 현재 미국이 처한 상황과는 약간은 차이점이 있다.

피해 최소화를 위해 물길은 틀었지만 주민들을 미리 소개해 인명 피해로까지는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5만명에 달하는 모건시티와 후마 등의 주민들은 농경지를 잃고 정든 마을을 빼앗기는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미국 정부는 이들이 입게 될 피해를 충분히 보상할 방침이지만 희생을 강요당한 이들의 불만까지 충분히 잠재울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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