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중’ 헝가리 몸살…부다페스트에 ‘자유 홍콩길’ 등장

‘친중’ 헝가리 몸살…부다페스트에 ‘자유 홍콩길’ 등장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1-06-03 16:53
수정 2021-06-0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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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정부가 주민 다수 반대에도 중국대학 분교 유치
부다페스트시장, 항의 차원서 길 이름에 ‘반중’ 담아

지난 2일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페렌츠바로시 지역에 새로 명명된 ‘달라이 라마’길에서 활동가들이 티베트 깃발을 들고 정부에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부다페스트시는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중국 푸단대 분교를 세우려고 하자 이에 항의해 대학 예정부지 인근 거리를 반중 관련 명칭으로 바꿨다. 부다페스트 AFP 연합뉴스
지난 2일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페렌츠바로시 지역에 새로 명명된 ‘달라이 라마’길에서 활동가들이 티베트 깃발을 들고 정부에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부다페스트시는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중국 푸단대 분교를 세우려고 하자 이에 항의해 대학 예정부지 인근 거리를 반중 관련 명칭으로 바꿨다. 부다페스트 AFP 연합뉴스
유럽연합(EU) 내 대표적 친중 국가로 분류되는 헝가리에 ‘자유홍콩 길’, ‘위구르 순교자 길’이 생겨났다. 수도 부다페스트의 시장이 정부의 친중 노선에 반기를 든 것이다.

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게르겔리 카라소니 부다페스트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페렌츠바로시 지역의 4개 길 이름을 각각 ‘자유홍콩’과 ‘위구르 순교자’, ‘달라이 라마’·‘셰스광 주교’로 바꿨다고 밝혔다. 셰스광(1949~1984)은 중국의 지하 카톨릭 주교로 신앙의 자유를 지켜려 옥교를 거듭하다가 사망했다.

카라소니 시장은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중국 푸단대 캠퍼스 유치를 강행하고 있어 이에 대한 항의 표시로 캠퍼스 예정지 인근에 이름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헝가리 정부가 중국 의존도를 더 이상 늘리지 않기를 바란다. 푸단대 캠퍼스 프로젝트를 포기하기를 바라지만 만약 진행된다면 이들 거리의 이름을 참고 견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헝가리는 EU 회원국 가운데 처음으로 지난 1월 중국 제약사 시노팜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했다. 올해 4월에는 중국 명문 푸단대 분교를 부다페스트에 설립하기로 했다. 앞서 EU는 홍콩 선거제 개편을 비판하는 성명과 대응 조치 채택을 논의했지만 헝가리가 거부권을 행사로 합의에 실패했다. 독일 dpa통신은 “헝가리는 중국의 투자로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 EU가 중국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안에 일일히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고 외교관들을 인용해 전했다.

2024년 페렌츠바로시 지역에 들어설 푸단대 분교는 5만㎡ 규모다. AFP는 “유출된 자료에 따르면 해당 캠퍼스 건설 비용 15억 유로(약 2조 340억원) 중 13억 유로(약 1조 7600억원)를 중국이 빌려주기로 했다”며 “카라소니 시장은 중국이 헝가리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비판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다페스트 시민 다수가 해당 캠퍼스 계획에 반대한다. 그러나 헝가리 정부는 푸단대 유치로 학생들의 고급 학위 취득이 가능해졌다고 주장한다”고 밝혔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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