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왕 새해인사 ‘인류행복’…아베 ‘다시 세계의 중심으로’

일왕 새해인사 ‘인류행복’…아베 ‘다시 세계의 중심으로’

입력 2015-01-02 13:59
업데이트 2017-12-2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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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미년 새해를 맞이해 아키히토(明仁) 일왕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각각 내놓은 메시지가 상당한 대비를 이뤘다.

아키히토 일왕은 2일 일반인을 상대로 도쿄 황거(皇居)에서 열린 신년 축하 행사에서 “올해가 국민 한 명 한 명에게, 조금이라도 좋은 해가 되기를 바란다. 한해의 시작을 맞이해 우리나라와 세계 사람들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신년 인사 때도 마찬가지로 일본인과 인류를 함께 거론하며 행복을 염원했다.

일왕은 올해 궁내청을 통해 발표한 신년 소감에서 “만주사변으로 시작한 전쟁의 역사를 충분히 배우고 앞으로 일본의 존재 방식을 생각하는 것이 지금 매우 중요하다”며 이례적으로 일본의 침략 전쟁을 언급했다.

일왕은 정치적 권한이 없는 상징적 존재이므로 일본 언론은 일왕의 발언이나 글에 정치적 의미를 잘 부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올해 일본이 패전 70주년을 맞이했고 일본 정부가 집단자위권 행사 구상에 따라 안보법제의 변경을 추진하는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일왕의 메시지가 일본이 외교·안보 정책에서 평화주의로 일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으로 해석될 만하다.

일왕이 피폭지인 히로시마(廣島)와 나가사키(長崎)를 찾아가거나 2차 대전의 격전지인 태평양 섬나라를 방문하는 것에 관해서는 일본 언론도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행위로 풀이한다.

아베 총리는 신년사에서 일본의 명예나 발전이라는 관점을 부각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과 함께 일본은 다시 세계의 중심에서 빛나는 국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물론 아베 총리도 “일본이 앞선 전쟁에 대한 깊은 반성과 더불어 전후 자유롭고 민주적인 국가로서 오직 평화국가의 길을 걸어왔다”며 평화를 언급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집단자위권 행사를 위한 법적 정비와 개헌 추진에 의욕을 보이고 있어 기존의 평화주의와 달리 일본이 국제 안보 문제에 더 많이 개입하는 이른바 ‘적극적 평화주의’를 추진한다고 평가받는다.

아베 총리는 신년사에서 전후 100년을 향해 일본이 지향할 국가의 모습을 올해 세계에 알리겠다며 변화를 암시했다.

일본 정부는 올해 전후 70주년을 기념하는 총리 담화를 발표할 예정이며 여기에 아베 총리의 역사·전후 체제에 대한 인식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2일 신년 축하 행사에는 아키히토 일왕의 차남 후미히토(文仁) 왕자의 차녀 가코(佳子)가 만 20세가 된 것을 계기로 처음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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