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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물급 변호사 선임’ 신한銀, 대출 심각성 알았나

‘거물급 변호사 선임’ 신한銀, 대출 심각성 알았나

김헌주 기자
김헌주, 나상현 기자
입력 2019-12-12 23:58
업데이트 2019-12-13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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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에 “이자 탕감 목적 민원”이라더니 현정부 핵심 인사 김앤장 신현수에 맡겨

‘연루 의혹’ 양정철 “청탁 거절하자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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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병원의 산업·신한은행 특혜 대출 의혹을 처음 폭로한 사업가 신혜선씨가 11일 자신이 운영하는 서울 강남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다. 신씨는 이상호 우리들병원장 부부와 동업한 친여권 성향의 사업가이지만, 이 원장이 2012년 산업은행에서 1400억원을 빌리는 과정에서 거액의 채무를 떠안았다는 이유로 갈등을 빚었다. 뉴스1
우리들병원의 산업·신한은행 특혜 대출 의혹을 처음 폭로한 사업가 신혜선씨가 11일 자신이 운영하는 서울 강남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다. 신씨는 이상호 우리들병원장 부부와 동업한 친여권 성향의 사업가이지만, 이 원장이 2012년 산업은행에서 1400억원을 빌리는 과정에서 거액의 채무를 떠안았다는 이유로 갈등을 빚었다.
뉴스1
신한은행이 여권 인사들과 가까운 김수경 우리들리조트 회장과 갈등을 빚던 신혜선씨와의 분쟁에 대해 금융감독원에 “이자 부담 능력이 없는 민원인의 민원 제기”라고 설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신씨가 은행 직원들을 검찰에 고소한 사건에 수억원의 수임료를 지불하고 국내 최대 법률사무소인 김앤장, 특히 노무현 정부 당시 사정비서관을 지낸 신현수 변호사에게 변호를 의뢰한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금융권과 검찰 등에 따르면 신씨는 2013년 3월 금감원에 “신한은행과 김 회장이 공모해 부당하게 채무를 인수하도록 했다”는 내용의 민원을 넣었다. 이에 신한은행은 그해 5월 금감원에 “이 사건의 본질은 어려운 경영 여건에 따라 이자 부담 능력이 없는 민원인(신씨)이 민원 제기를 통해 연체 이자 탕감 및 금리 감면 목적”이라는 사실 자료를 제출했다. 당시 신씨는 은행 청담역지점 직원을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상태였다. 은행 측 설명대로 신씨가 억지 주장을 펴고 있다면 굳이 거물급 검찰 출신 변호사를 선임할 이유는 없어 보였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김앤장을 대리인으로 내세우면서 당시 김앤장에 다시 둥지를 튼 신 변호사를 지목해 선임했다. 현 정부 핵심 인사인 신 변호사를 비롯한 김앤장 변호사들은 검찰 수사 단계부터 2016년 2월 1심 재판 초반까지 2년 반 넘게 변호를 맡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기간 은행이 김앤장에 지급한 비용은 2억원에 달한다. 이후 김앤장에 이어 대리인을 맡은 법무법인 율촌에도 9900만원을 지급했다.

이에 대해 은행 측은 “처음에 김앤장을 선임한 것은 (고소당한) 직원들이 원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신 변호사는 전날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우리들병원 1400억원 대출에 관여한 적은 없다”면서도 “(신씨가 고소한 이 사건은) 신한은행 법무실이 변호를 도와 달라고 연락이 와서 변호했다”고 밝혔다. ‘직원이 김앤장을 원해 선임했다’는 은행 설명과는 배치되는 대목이다.

한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우리들병원 특혜 대출 의혹에 양 원장도 연루됐다’는 신씨의 주장에 대해 “청탁을 들어주지 않아 서운해하는 사람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말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19-12-1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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