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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내고 미리 주사 맞을걸” 불안한 부모들

“돈 내고 미리 주사 맞을걸” 불안한 부모들

손지민 기자
입력 2020-09-22 18:06
업데이트 2020-09-22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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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접종일인데… 언제 다시 맞나”
병원에 접종 여부 등 문의 전화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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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하는 정은경 청장
브리핑하는 정은경 청장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2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독감 백신 무료 접종 일시 중단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청주 연합뉴스
“독감 무료 예방접종을 하려고 기다렸는데… 돈 내고 미리 주사 맞을걸 그랬어요.”

오는 28일 둘째 출산을 앞둔 만삭 임신부 김윤희(42)씨는 22일 산부인과 정기검진에서 독감 예방접종을 할 생각이었지만 접종 중단 조치로 주사를 맞지 못했다. 김씨는 “출산 전에 백일해 백신과 함께 독감 백신은 꼭 맞아야 한다고 해서 무료 접종 시기를 기다렸는데 허탈하다”며 “이번 겨울 코로나19와 독감을 피하려면 꼼짝없이 집에만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을 막기 위해 정부가 이달 8일부터 시작한 독감 무료 예방접종 사업이 지난 21일 밤 갑작스레 중단되면서 어린 자녀를 둔 부모, 출산을 앞둔 임신부 등 무료 접종 대상자와 가족들이 불안에 휩싸였다. 초등학생 자녀를 키우는 민수영(가명)씨는 “오늘 무료 접종을 예약해 놨는데 병원에서 예방주사를 못 맞는다는 안내 문자를 보내왔다”면서 “언제 다시 시작될지 몰라 마음이 조급해진다”고 말했다.

무료 접종이 중단되자 유료 접종을 서두르는 사람도 있었다. 미취학 아동 둘을 키우는 박현수(가명)씨는 “애들이 독감에 잘 걸려서 그냥 4만원씩 내고 접종시켰다”고 말했다. 유료 접종 백신을 불신하는 시민들도 있다. 미취학 아동을 키우는 정승연(가명)씨는 “(문제가 된 백신 외에) 다른 백신들도 운반할 때 보관 온도를 제대로 지켰는지 전수조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병원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독감 무료 예방접종 지정 의료기관인 서울 서초구의 한 소아과 직원은 “간밤에 접종 중단 조치가 내려와 혼란스럽다”면서 “오전부터 접종 가능 여부와 비용, 안전성을 묻는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2020-09-2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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