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發 위기 불똥 튈라” 금융권 비상

“건설發 위기 불똥 튈라” 금융권 비상

입력 2010-03-12 00:00
수정 2010-03-12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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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의 자금난이 심해지면서 금융권에 비상이 걸렸다. 채권 금융회사들은 건설업종 대출 규모를 줄이고 신용위험평가를 강화하는 등 위험관리에 나서고 있다.

10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현재 은행권의 중소형 건설업체의 연체대출액은 9860억원으로 지난해 12월(7728억원)에 비해 27.6%나 늘었다. 연체율도 지난해 6월 4.1%, 지난해 9월 3.7%, 지난해 12월 2.3% 등 하락세에서 올 들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1월 말 현재 은행권의 중소 건설업체 대출 연체율은 2.9%로 전체 중소기업 연체율(1.5%)의 두 배 수준이다.

금융회사들은 건설업종의 자금사정이 크게 악화된 지난해부터 대출 규모를 줄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 취급기관의 건설업 대출금은 지난해 말 62조 4000억원으로 9월 말에 비해 5조 7000억원 감소했다.

은행권 대출잔액은 43조 4000억원으로 4조 9000억원이 줄어 집계가 시작된 1998년 4·4분기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건설업 대출금은 지난해 초부터 9월 말까지 3조 1000억원 늘어난 뒤 4분기에는 8000억원 줄어든 19조원을 기록했다.

은행들은 건설사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신용위험 평가도 더 엄격하게 할 방침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최근 들어 건설업종의 위험이 높아진 상태여서 유의할 분석 대상으로 올려놓고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체별로 위험이 포착되면 곧바로 관리 대상에 편입시켜 신규 여신을 조정하거나 여신 회수 가능성을 분석하고 도산 우려가 있는 곳에 대해서는 워크아웃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신한은행도 건설업을 여신 유의업종으로 분류해 관리를 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대해 월별로 사업장별 평가를 진행하고 시공사 등에 문제가 있는 곳은 유의사업장으로 지정해 특별 관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농협 관계자는 “지금까지 은행들이 신용위험 평가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위해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지난해 결산 자료를 바탕으로 새롭게 평가해 구조조정 대상 업체들을 다시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2010-03-1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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