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인당 1754만원 부채… 통계 집계이후 최악
금융권에서 빌린 개인부채가 1인당 국민총소득의 80%를 넘어섰다.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개인부채는 1754만원으로 1인당 국민총소득(GNI) 2192만원의 80.0%에 이른다. 1인당 개인부채는 총개인부채를 추계인구로 나눠 얻은 값이다. 1인당 국민총소득에 대한 부채비율이 80%를 넘어선 것은 개인부채에 대한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75년 이후 처음이다. 1인당 국민총소득에 대한 개인부채 비율은 2004년 65.5%로 바닥을 찍은 후 매년 증가하고 있다. 매년 평균 2.9%포인트 증가해 2008년에는 77.6%까지 올라왔다. 개인부채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물가를 고려한 소득은 제자리걸음인데 부채는 그만큼 줄지 않았다는 뜻이다. 실제 1인당 개인부채 증가율은 2005년 이후 1인당 국민총소득 증가율을 줄곧 앞질렀다.
특히 지난해에는 원화 기준 1인당 소득 증가율이 3.0%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지만, 부채 증가율은 6.2%에 달해 증가율 격차가 1년 전보다 1%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개인부채와 관련된 다른 통계수치들도 가계경제가 악화된 상황을 보여준다. 금융부채로 인한 1인당 연간 이자부담액은 지난해 1월 46만 3800원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40만원대에 머무르다 지난해 10월에는 50만 4400원까지 올랐다. 4인가족으로 따지면 1년간 이자로 나가는 돈만 평균 200만원이 넘는다는 계산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2010-04-01 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