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남양 사태 ‘호남기업 전멸’ 위기감

금호·남양 사태 ‘호남기업 전멸’ 위기감

입력 2010-04-05 00:00
수정 2010-04-05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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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호그룹 사태에 이어 지난해 신용평가 A등급을 받은 국내 도급 순위 35위의 남양건설마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최근 광주.전남 지역에 ‘호남기업 전멸’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5일 광주.전남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 초 수주실적 광주.전남 1위인 금호산업이 워크아웃에 들어간 데 이어 2위 남양건설마저 자금난으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지역 건설업계에 ‘부도 도미노’가 우려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대주,삼능,한국건설 등 지역 중견 건설업체들이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된 데 이어 촉발된 것이어서 지역 건설업계의 위기감은 말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실정이다.

 광주.전남 지역 경제계에서는 건설 업체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 이번 남양건설 기업회생 신청이 금호그룹 사태보다 피해가 작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남양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지난 2일 남양의 협력업체인 S건설이 최종 부도 처리됐고 앞서 지난달에도 광주.전남 지역에서 D건설 등 10여개 중소규모 건설사들이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광주.전남 10위권 안의 대형 건설사가 신규사업 진출과 수주 물량 급감에 따른 자금경색으로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는 것으로 알려져 지역내 관련 업계는 물론 경제계 전반의 우려가 한층 커지고 있다.

 특히 영산강 살리기 등 대형 공공물량에도 불구하고 지역 중소 건설업체들에 돌아가는 실질적인 혜택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지난해 전남 건설업체의 수주 실적은 모두 8조6천815억원으로 전년도 9조3천83억원보다 6.7% 감소했다.

 이처럼 건설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지역 건설업계에서는 “현재의 위기가 IMF 구제금융 때보다 어렵다”는 얘기와 함께 “정권이 바뀐 뒤 ‘호남기업 죽이기’ 차원 아니냐”는 정치적인 억측까지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 경제계에서는 “이제 호남 기업이라고 내세울 만한 기업은 모두 쓰러진 것 아니냐”는 말도 나돌고 있다.

 이런 가운데 광주상공회의소와 지역 건설협회 등에서 자치단체와 함께 정부의 대책 마련 촉구 등 남양건설의 법정관리 신청에 따른 후속 절차를 협의 중이어서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지역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책적 배려 없이 건설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제2의 남양건설이 줄을 이을 것”이라며 “최근 금호그룹 사태에 이은 잇따른 지역 기업들의 위기에 대한 바닥 민심이 심각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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