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자 55명→ 30명으로 축소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근로시간 면제제도(타임오프제)를 수용하기로 했다. 자주적인 노조활동을 전개하는 선진 노조로 변화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오종쇄 위원장은 30일 울산 본사 노조사무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이에 따라 현대중공업 노조는 1일부터 시행되는 타임오프제를 앞두고 노조 전임자 수를 현재 55명에서 30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현재 타임오프를 받아들이기로 한 사업장은 현대중공업 노조가 처음이다.
노조는 이 같은 집행부의 안을 오는 8월10일 대의원대회를 통해 확정할 예정이다. 오 위원장은 “타임오프 관련 정부 매뉴얼은 노사 간 혼선을 가져오는 등 정비돼야 할 부분이 있다.”면서 “현대중공업 노조는 노사 간 올바른 룰을 형성하고 자주적인 노조활동을 하는 선진 노조로 변화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믿고 있기에 적지 않은 고통을 감내하고 타임오프제를 수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사용자는 타임오프제 시행으로 인해 노조활동이 위축되거나 조합원의 부담이 증가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며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를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집행부의 노동강도가 늘어날 것이지만 노사가 함께하는 상당부분 업무를 사측에 넘겨주고, 노조는 감독기능을 강화하면 일을 합리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타임오프 수용에 대해 비판이 있겠지만 또 다른 모범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중공업 노조는 전체 노조 전임자 30명 가운데 회사로부터 법적으로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전임자 15명을 제외한 나머지 15명에 대해서는 임금을 노조가 부담할 계획이다. 노조는 전임자 15명의 급여를 지급하기 위해 조합비를 인상하지 않는 대신 20여억원에 이르는 노조의 연간 예산에서 남는 수억원을 활용할 계획이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2010-07-0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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