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업자들 “지금도 바닥인데…” 우려
정부가 청라지구,영종하늘도시 등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절반 이상에 대해 실사를 벌여 지정해제 등을 검토하기로 하자 대상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특히 청라지구와 영종지구의 부동산 시장에서는 그동안 사업 추진 부진으로 프리미엄이 떨어진데다 거래도 끊겼는데 이번 정부 발표로 상황이 더 악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청라지구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최모(42)씨는 6일 “청라지구 아파트는 다 분양이 됐다.여기서 경제자유구역을 철회한다거나 축소한다면 주민 반발이 심할 것”이라며 “지금도 초창기에 비싸게 분양된 아파트에는 역(逆)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는데 여기서 더 떨어진다면 큰일”이라고 말했다.
현재 청라지구 내 아파트 중에서 6억5천만원에 분양된 50평형대 아파트가 1억원의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어 매물로 나오는 상황이라고 최씨는 귀띔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업자도 “평당 1천300만원에 분양된 아파트가 1억8천만원이나 떨어져 매물로 나왔는데 2∼3개월이 지나도 산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다”며 “사람들이 대출이자가 부담스러워 아파트를 내놓고 있는데 경제자유구역마저 재조정되면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정부 발표의 영향으로 청라지구가 애초 계획한 ‘국제도시’가 아니라 ‘베드타운’(대도시 주변의 주택 밀집 지역)으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06년 조성이 시작된 청라지구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이는 개발프로젝트가 겨우 골프장 건설 정도이기 때문이다.
LH는 한국토지공사 시절 청라지구 내 투자유치용지 대부분을 국제업무타운,테마파크형 골프장,테마형 레저·스포츠단지 등 3개 대형 프로젝트로 나눠 각각 사업자를 선정했지만,대부분의 사업추진이 부진한 상태다.
한 부동산업자는 “경제자유구역이 재조정된다면 청라지구는 베드타운화하는 것”이라며 “경제자유구역이란 이름 덕에 사람들이 관심을 뒀는데 이제 그마저 무산되면 청라지구의 프리미엄은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영종지구의 부동산 시장은 더 큰 충격에 휩싸였다.
이 지역 부동산 업자들은 “이미 영종지구의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쳤는데 앞으로는 더 어떻게 하란 말이냐”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공항신도시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조모(51.여)씨는 정부 계획에 대해 다짜고짜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도대체 영종도를 왜 이렇게 괴롭히는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조씨는 “지금도 아파트는 기존 가격보다 30∼40% 이상 떨어졌고,경제자유구역에 수용된다고 해서 빚을 내 무리하게 건물을 지은 사람들이 대출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경매물이 쏟아지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조씨는 “정부가 대책 없이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남발했다가 이제 와 지정 취소를 하려 한다”며 “만약 경제자유구역 지정이 취소되면 그동안 재산권 행사를 제한받으며 억눌려 있던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라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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