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출부해서 돈모아 노후자금 쓰려했는데…”

“파출부해서 돈모아 노후자금 쓰려했는데…”

입력 2010-08-25 00:00
수정 2010-08-25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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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오세미테크가 상장 폐지되면 저희 노부부는 죽어야 합니다.”

 최근 상장폐지 결정으로 25일부터 정리매매에 들어간 네오세미테크와 관련해 청와대 민원 게시판에 올라온 노부부의 눈물 어린 사연이다.

 60을 넘긴 이들은 지난 10여년간 파출부와 주차관리 등을 통해 번 돈으로 네오세미테크 주식을 샀다.노부부는 한창 뜨는 ‘녹색’ ‘환경’ 유망 기업이라고 하고,증권회사에서는 이 회사 주식을 담보로 대출까지 해준다고 하니 믿을만한 회사라는 느낌이 들었다.

 네오세미테크 주식 구입에 목돈을 쓰고 난 후 노부부는 텔레비전에서 녹색성장에 관한 뉴스가 들릴 때마다 어깨가 으쓱해졌다.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에 한껏 부풀었다.

 하지만,네오세미테크는 매입후 얼마 안돼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퇴출 위기에 몰렸다.이후 노부부는 어렵게 마련한 노후자금이 한순간에 ‘두루마리 휴지 한 묶음’으로 바뀌어버릴 수 있다는 절망감에 극심한 허탈감에 빠져 있다.

 추가 개선기간을 달라는 개인투자자들의 청원이 이어졌지만,한국거래소 상장위원회는 지난 23일 네오세미테크를 최종 상장 폐지하기로 결정했다.네오세미테크 소액주주 7천287명은 상장폐지를 통해 1인당 약 3천527만원 손해를 보게 됐다.

 청와대,금감원,지경부,한국거래소 등 관련 기관의 홈페이지에는 네오세미테크 개인 투자자들의 하소연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최근 금감원 게시판에 한 개인투자자는 “태양광 사업 선두주자였던 네오세미테크에 결혼자금을 전부 넣었다가 잃게 됐다”며 “지식경제부 장관과 수출입은행장은 네오세미테크를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했고,산업은행은 이 기업을 글로벌 스타로 선정했고,한국거래소는 네오세미테크가 엄청난 수익을 냈다는 재무제표와 수주공시 띄우고 모두가 거짓이었다”고 분개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가장 큰 문제는 부실한 회계감사인데,현재로서는 거래소가 부실감사를 잡아낼 수 있는 권한이나 방법도 없고,회계법인의 감사를 재차 확인하는 것은 현재 경제시스템을 부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회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관련 당국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정리매매 첫날인 25일 네오세미테크의 주가는 8천500원에서 295원으로 96.53% 하락함에 따라 네오세미테크 시가총액은 4천83억원에서 142억원으로 급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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