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훈련에 주유소 ‘알바’ 체험
지난 8월 소송을 통해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투자사에서 현대중공업으로 최대주주가 바뀐 현대오일뱅크가 분위기 쇄신에 한창이다.3일 현대오일뱅크에 따르면 이 회사의 팀장급 이상 간부 81명이 2일 하루 동안 김포시 해병2사단에서 해병대 극기 훈련을 받았다.
이날 훈련엔 권오갑 신임 사장과 문종박 경영지원 본부장 등 임원진과 전국 지역 본부장과 팀장급이 모두 참여했다.
이들은 입소 신고를 시작으로 산악행군,해병대 PT체조,고공강하,줄타기 등 해병대 훈련을 강도 높게 받았다고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그룹으로 새롭게 출발하면서 회사를 이끄는 팀장급 이상 간부들이 새로운 각오와 자신감으로 정신 재무장을 하고 구성원간 조직력도 강화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이번 해병대 훈련에 대해 ‘하면 된다’는 현대정신을 함께 공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현대오일뱅크는 지난달 모든 임직원이 직영주유소에서 주유원으로 연간 30시간 현장 근무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 방침에 따라 정유시설의 필수인력을 제외한 현대오일뱅크의 모든 임직원 1천여명은 공휴일이나 주말에 틈이 나면 집 근처 직영주유소에서 주유원으로 일하고 있다.
이들이 연간 30시간 일하고 받는 급여는 모두 7천만원으로,연말에 이를 모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내기로 했다.
이는 ‘구성원 모두가 영업 사원이 돼야 경쟁력이 생긴다’는 권 사장의 뜻에 따라 시행됐다.
현대오일뱅크는 국내 정유 4개사 가운데 정제능력이 가장 적고 내수 점유율은 SK에너지,GS칼텍스의 절반 정도인 15% 내외(작년 기준)로 에쓰오일과 비슷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환위기 때 외국자본에 인수돼 사실상 외국계 기업처럼 운영됐던 현대오일뱅크가 11년 만에 다시 ‘현대가(家)’의 일원으로 편입되면서 내부 분위기 쇄신을 최우선 과제로 세운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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