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전염병이 급속도로 번지고 물가는 고삐풀린 듯 치솟으면서 우리 경제가 새해 벽두부터 두 개의 전쟁을 동시에 치르고 있다.
120만마리에 가까운 소.돼지가 구제역에 희생되면서 농심이 멍들고,물가는 석유류,식료품,농축수산물 등 전방위로 뛰면서 가계 부담을 키우고 있다.
더욱이 장기간 이어지는 한파는 물가와 구제역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초비상이 걸린 정부는 물가와 구제역,양대 전선에서 사실상 총동원령을 내렸다.
◇‘잔인한 겨울’..구제역 눈덩이 피해에 AI도 확산
지난해 11월28일 안동의 최초 의심신고 이후 40일이 지났지만 구제역 바이러스의 기세는 무서울 정도다.경북에서 시작해 경기도,인천,강원도,충청남북도 등 호남과 경남,제주도를 제외한 전역을 휩쓸고 있는 것이다.
살처분.매몰대상 가축이 지난 8일 오전 117만마리를 넘어섰다.작년 12월1일 기준 소.돼지 사육 규모가 1천323만3천 마리였던 점에 비춰 100마리에 9마리꼴로 땅에 묻힌 셈이다.이 가운데 대부분인 106만여마리는 살처분된 돼지다.전국의 돼지 988만마리 가운데 10%가 넘게 살처분된 것이다.
이런 살처분 규모는 종전 최대인 2002년 5∼6월 16만마리의 7배가 넘는 것이다. 살처분 보상금이 이미 7천500억원을 넘어서면서 소독,예방접종 등을 포함한 전체 재정 투입액은 1조1천억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문제는 구제역이 좀처럼 잠잠해질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한파 탓에 방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탓도 있지만 초동대응이 미흡했다는 비판은 물론 11년만에 이뤄진 백신 접종 시기도 좀 더 빨랐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가세했다.작년 12월말 충남 천안시 동남구,전북 익산시 망성면에 이어 지난 7일에는 전남 영암의 오리농장에서 AI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의심신고도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른 경제적 악영향도 나타나고 있다.돼지고기와 한우 도매가격이 오름세를 타고 있다.돼지고기 경락가격은 지난 7일 ㎏당 5천500원에 육박하면서 지난달보다 25%가량이나 올랐다.도매가격이 오르면서 아직 약세인 소매가의 상승을 몰고 올 전망이다.
아울러 구제역 발생 지역으로의 이동을 꺼리는데다 해당지역의 행사취소도 잇따르면서 지역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살처분 규모는 지역에 따라 축산업 기반을 뒤흔들 정도다.
◇겁나는 물가..전방위 상승압력에 3% 기조 ‘흔들’
구제역이 돌발 변수라면 물가는 예고된 악재다.작년 하반기부터 국제곡물가격이 오름세를 탄데다 연말부터 국제유가마저 강세를 띠었기 때문이다.아울러 경제위기 이후 시중에 넘치는 자금은 물가에 상승압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국제유가와 곡물가격 상승은 국내 석유와 가공식품 가격의 인상을 불러왔다.
1월 첫주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1년 전보다 10.5% 오른 ℓ당 1,817.31원으로,작년 10월 첫째 주 이후 14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한국가스공사는 1월부터 도시가스 용도별 도매요금을 ㎥당 34.88원씩,평균 5.3%나 인상했다.1월들어 서민연료인 가정용 프로판가스는 2년 사이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24일부터 설탕 출고가를 평균 9.7% 인상한 것을 비롯 식품가격이 들썩이고 있다.배추,무,파,고등어 등 농수산물 가격도 만만치 않다.
지방 공공요금도 대중교통,상하수도 요금을 중심으로 불안하다.충북과 부산시가 작년 11월 시내버스 요금을 각각 9.5%,13.7% 올린데 이어 경남도도 오는 10일부터 시내와 좌석,농어촌버스 요금을 100원씩 인상한다.경기도내 31개 시군 가운데 6곳이 상반기 중 상수도요금 인상을 추진 중이다.
더욱이 설과 신학기,이사철을 목전에 둔 상황은 물가가 전방위 상승압력을 받고 있다.대학등록금이 꿈틀거리고 전세금도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오를 기세다.
◇정부 ‘총력전’ 선포..13일 물가회의.금통위 동시개최 주목
정부는 구제역은 물론 물가에 대해서도 총력전을 선포했다.
지난달 29일 구제역 경보단계를 최고 수준으로 높이고 범정부 차원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했다.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6일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구제역이 발병한 지역에서는 ‘방역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AI가 퍼지고 있는 전남지역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정부는 물가관리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이 대통령도 지난 3일 신년특별연설에서 3% 수준의 물가 안정을 강조했고 공정위는 물가감시에 중점을 둔 조직개편까지 단행해 압박하고 나섰다.기획재정부는 물론 공정위,농식품부,지식경제부,교육과학시술부,국토해양부,행정안전부 등이 참여하는 물가종합대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상반기 공공요금을 동결하고 신학기 대학 등록금 동결을 확산하는 동시에 전세금 상승에도 선제 대응하겠다는 게 13일 오전 국민경제대책회의를 거쳐 발표될 대책의 골자다.하지만 대부분 낯익은 대책들이어서 벌써 ‘재탕’ 논란이 제기된다.
또 공공요금 억제는 공기업과 지방 재정의 악화로 이어지면서 결국 국민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후유증을 우려하는 지적도 나온다.
물가대책이 최종 협의돼 발표되는 시기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열린다.기준 금리 인상만큼 믿음직한 물가대책이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금통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120만마리에 가까운 소.돼지가 구제역에 희생되면서 농심이 멍들고,물가는 석유류,식료품,농축수산물 등 전방위로 뛰면서 가계 부담을 키우고 있다.
더욱이 장기간 이어지는 한파는 물가와 구제역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초비상이 걸린 정부는 물가와 구제역,양대 전선에서 사실상 총동원령을 내렸다.
◇‘잔인한 겨울’..구제역 눈덩이 피해에 AI도 확산
지난해 11월28일 안동의 최초 의심신고 이후 40일이 지났지만 구제역 바이러스의 기세는 무서울 정도다.경북에서 시작해 경기도,인천,강원도,충청남북도 등 호남과 경남,제주도를 제외한 전역을 휩쓸고 있는 것이다.
살처분.매몰대상 가축이 지난 8일 오전 117만마리를 넘어섰다.작년 12월1일 기준 소.돼지 사육 규모가 1천323만3천 마리였던 점에 비춰 100마리에 9마리꼴로 땅에 묻힌 셈이다.이 가운데 대부분인 106만여마리는 살처분된 돼지다.전국의 돼지 988만마리 가운데 10%가 넘게 살처분된 것이다.
이런 살처분 규모는 종전 최대인 2002년 5∼6월 16만마리의 7배가 넘는 것이다. 살처분 보상금이 이미 7천500억원을 넘어서면서 소독,예방접종 등을 포함한 전체 재정 투입액은 1조1천억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문제는 구제역이 좀처럼 잠잠해질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한파 탓에 방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탓도 있지만 초동대응이 미흡했다는 비판은 물론 11년만에 이뤄진 백신 접종 시기도 좀 더 빨랐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가세했다.작년 12월말 충남 천안시 동남구,전북 익산시 망성면에 이어 지난 7일에는 전남 영암의 오리농장에서 AI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의심신고도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른 경제적 악영향도 나타나고 있다.돼지고기와 한우 도매가격이 오름세를 타고 있다.돼지고기 경락가격은 지난 7일 ㎏당 5천500원에 육박하면서 지난달보다 25%가량이나 올랐다.도매가격이 오르면서 아직 약세인 소매가의 상승을 몰고 올 전망이다.
아울러 구제역 발생 지역으로의 이동을 꺼리는데다 해당지역의 행사취소도 잇따르면서 지역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살처분 규모는 지역에 따라 축산업 기반을 뒤흔들 정도다.
◇겁나는 물가..전방위 상승압력에 3% 기조 ‘흔들’
구제역이 돌발 변수라면 물가는 예고된 악재다.작년 하반기부터 국제곡물가격이 오름세를 탄데다 연말부터 국제유가마저 강세를 띠었기 때문이다.아울러 경제위기 이후 시중에 넘치는 자금은 물가에 상승압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국제유가와 곡물가격 상승은 국내 석유와 가공식품 가격의 인상을 불러왔다.
1월 첫주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1년 전보다 10.5% 오른 ℓ당 1,817.31원으로,작년 10월 첫째 주 이후 14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한국가스공사는 1월부터 도시가스 용도별 도매요금을 ㎥당 34.88원씩,평균 5.3%나 인상했다.1월들어 서민연료인 가정용 프로판가스는 2년 사이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24일부터 설탕 출고가를 평균 9.7% 인상한 것을 비롯 식품가격이 들썩이고 있다.배추,무,파,고등어 등 농수산물 가격도 만만치 않다.
지방 공공요금도 대중교통,상하수도 요금을 중심으로 불안하다.충북과 부산시가 작년 11월 시내버스 요금을 각각 9.5%,13.7% 올린데 이어 경남도도 오는 10일부터 시내와 좌석,농어촌버스 요금을 100원씩 인상한다.경기도내 31개 시군 가운데 6곳이 상반기 중 상수도요금 인상을 추진 중이다.
더욱이 설과 신학기,이사철을 목전에 둔 상황은 물가가 전방위 상승압력을 받고 있다.대학등록금이 꿈틀거리고 전세금도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오를 기세다.
◇정부 ‘총력전’ 선포..13일 물가회의.금통위 동시개최 주목
정부는 구제역은 물론 물가에 대해서도 총력전을 선포했다.
지난달 29일 구제역 경보단계를 최고 수준으로 높이고 범정부 차원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했다.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6일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구제역이 발병한 지역에서는 ‘방역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AI가 퍼지고 있는 전남지역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정부는 물가관리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이 대통령도 지난 3일 신년특별연설에서 3% 수준의 물가 안정을 강조했고 공정위는 물가감시에 중점을 둔 조직개편까지 단행해 압박하고 나섰다.기획재정부는 물론 공정위,농식품부,지식경제부,교육과학시술부,국토해양부,행정안전부 등이 참여하는 물가종합대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상반기 공공요금을 동결하고 신학기 대학 등록금 동결을 확산하는 동시에 전세금 상승에도 선제 대응하겠다는 게 13일 오전 국민경제대책회의를 거쳐 발표될 대책의 골자다.하지만 대부분 낯익은 대책들이어서 벌써 ‘재탕’ 논란이 제기된다.
또 공공요금 억제는 공기업과 지방 재정의 악화로 이어지면서 결국 국민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후유증을 우려하는 지적도 나온다.
물가대책이 최종 협의돼 발표되는 시기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열린다.기준 금리 인상만큼 믿음직한 물가대책이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금통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