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좋지만..표정관리 괴로운 정유업계

실적 좋지만..표정관리 괴로운 정유업계

입력 2011-03-29 00:00
수정 2011-03-29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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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 대지진 영향 = 사상최대 분기 실적”서민 고통 속 제 배만 불린다” 비판 여론 우려

정부로부터 고유가에 대한 책임을 추궁받고 있는 정유업계가 1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 정정불안에 따른 고유가 사태 장기화와 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인한 역내 수요 급증 등의 호재가 겹치면서 1분기에 기록적 호황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는 올 1분기에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집트, 리비아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북아프리카 지역 정정불안으로 고유가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데다 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역내 수급불안까지 겹치면서 국내 정유사 입장에서 보면 메가톤급 호재들이 호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일본 대지진 이후 국제 석유제품 시장에서 휘발유와 경유 등 주요 석유제품 가격은 전월에 비해 배럴당 10달러 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인 7천500억~8천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는 등 정유 4사가 대부분 사상 최대의 분기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SK이노베이션의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은 국제유가가 140달러까지 상승했던 2008년 3분기의 7천330억원이었다.

KTB투자증권 유영국 애널리스트는 “국제유가 상승과 함께 일본 대지진 및 원전 사고의 영향으로 경유와 벙커C유 등 연료용 석유제품을 중심으로 수요 및 마진 확대가 예상된다”며 “호재가 겹쳐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대폭 호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사상 최대 규모의 호실적이 예상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작 당사자인 정유 4사는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장기간 지속되는 고유가 사태로 물가고가 가중되면서 서민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데 정작 정유사는 ‘제 배만 불린다’는 비판여론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정부에서는 고유가 상황에서 큰 수익을 올리는 정유업계에 곱지 않는 시선을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영업을 잘해 많은 수익을 거두는 것은 칭찬받을 만한 일인데도 현 상황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며 “그렇지 않아도 분위기가 좋지 않은데 사상 최대로 예상되는 1분기 실적까지 발표되면 여론이 어떻게 흘러갈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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