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정부 나로호 실패 조사 나선다

한·러 정부 나로호 실패 조사 나선다

입력 2011-06-09 00:00
수정 2011-06-0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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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민간 조사위와 별도로 이달 중 공동조사단 구성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I)의 2차 발사가 이륙 직후 사고로 무산된 지 1년이 지난 현재까지 민간 차원의 원인 규명 작업에 진척이 없자, 한국과 러시아 두 나라 정부가 직접 조사에 나선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달 중 러시아 연방우주청과 함께 두 나라 정부 차원의 한·러 공동조사단을 구성, 나로호 2차 발사 실패 원인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나로호 2차 발사 직후 1단 로켓을 개발한 러시아 흐루니체프사 및 협력업체 관계자 13명과 상단 로켓을 제작한 항공우주연구원 전문가 13명으로 한·러 공동조사위원회(FRB)가 꾸려졌지만, 올해 초까지 네 차례에 걸친 회의에서 원인에 대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지루한 책임 공방만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양국 정부는 이 프로젝트의 계약당사자(항우연 및 흐루니체프)가 아닌 중립적 전문가 30명 안팎으로 새로운 공동조사단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우리 측에서는 지난해 발사 실패 직후인 6월15일 출범시킨 ‘나로호 2차 발사 조사위원회’의 위원들이 주로 조사단에 참여할 예정이며, 정부는 조사단 운영 지원과 창구 역할을 맡는다.

두 나라는 우선 각각 추가 검증 시험과 자체 조사를 진행한 뒤 다음 달 한·러 공동조사단 1차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나로호 3차 발사는 2차 발사 실패의 원인 규명과 개선 조치가 이뤄지고 나서 추진되는데, 사전 준비와 점검에 필요한 시간을 감안할 때 내년에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이날 공개된 ‘나로호 2차 발사 조사위원회’의 잠정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6월10일 오후 5시1분에 발사된 나로호는 이륙 후 약 136.3초 후 1차 충격(진동)을 받았고, 다시 약 1초 뒤인 137.2초에 2차 충격(내부 폭발)에 따라 원격 측정이 중단되고 결국 임무에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1차 충격과 2차 폭발 사이에는 통신이 두절됐고, 1차 충격 이후 1-2단 연결부에서 0.9초 동안 섬광이 발생한 뒤 비행종단시스템(FTS;Fight Termination System) 점화정치에 이상신호가 감지됐다는 설명이다.

근본적으로 사고를 빚은 이 첫번째 충격의 원인에 대해 항우연과 흐루니체프사는 전혀 다른 견해를 밝히고 있다.

러시아 측은 상단 FTS의 오작동으로 상단 킥모터(Kick Motor) 내 고체 추진제가 타면서 폭발로 이어졌다는 가설을 제기하고 있다. 상단 킥모터는 1단 추진체가 분리된 뒤 탑재체(위성)를 궤도에 올려놓기 위한 추진체로, 비행궤적이 잘못돼 문제가 야기될 가능성이 있을 경우 자폭하기 위한 비행종단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항우연은 1단부 산화제 가압·순환 시스템의 오작동 또는 파손으로 산화제가 새면서 1-2단 연결부에서 발화가 일어났다는 가설과 단 분리용 폭발 볼트 이상이 1차 충격(진동)의 원인이라는 가설, 두 가지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나로호 2차 발사 조사위원회’ 역시 아직 이 세 가지 가설의 타당성을 명확하게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비행 당시 환경을 정확하게 재연하기 어려운 데다, 지상 시험에 필요한 시험모델 제작에 상당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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