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수확대·관광활성화에 총력전

정부, 내수확대·관광활성화에 총력전

입력 2011-06-18 00:00
수정 2011-06-18 19:3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정부는 호전된 경제지표가 국민의 체감지표로 이어지지 않는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내수확대 총력전에 나섰다.

이명박 대통령은 17~18일 김황식 국무총리 이하 각 부처 장·차관, 청와대 실장·기획관 등 전 부처가 참여하는 1박2일 내수활성화 국정토론회를 개최하고 체감경기 개선을 위한 다양한 시책 발굴을 독려했다.

이번 토론회는 내수활성화, 골목경기 개선, 국내관광 활성화 등 3개 세션을 주제로 진행됐으며, 부처 간 업무분장에 관계없이 체감경기 개선에 필요한 다양한 방안을 한자리에 모여 쏟아내는 자리였다.

대책이 제도개선에 맞춰지는 바람에 내수확대의 필요조건 중 하나인 재정·세제 지원이 빠진 것은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된다. 관계부처 간 이견이 큰 사안도 적지 않아 조율이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재정·세제지원보다 제도개선에 초점

내수 활성화를 위한 정부 대책의 초점은 재정·세제 지원보다는 서비스업 규제완화 등 제도 개선에 있다. 인위적 경기부양시 수반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에다 물가상승률이 높은 상태에서 총수요를 자극하는 대책은 적절치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침체된 주택시장 역시 경기부양시 부작용이 크다고 보고 주택공급 확대, 세입자 부담 경감, 거래활성화 등에 필요한 규제를 시장친화적으로 개선하는데 방점을 두기로 했다.

정부는 내수활성화를 위해 여가 활용시간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 공공부문의 근로시간을 현재 9-6제(오전 9시 출근-오후 6시 퇴근)에서 8-5제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키로 했다.

또 징검다리 연휴 때 공무원의 연가를 적극 활용하도록 권장하고, 공휴일과 주말이 겹칠 경우 대체휴가를 가도록 제도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연가보상비 지급을 일시적으로 폐지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여행 수요를 늘리기 위해 겨울방학을 단축하는 대신 봄·가을방학을 신설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저소득층의 실질구매력 제고 차원에서 근로장려세제(EITC)를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임종룡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현재 지급 금액이나 대상, 조건 등을 놓고 연구용역을 진행중이며, 정부도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의료 등 전문자격사 법인에 대한 일반인 투자허용 검토, 자격제도의 진입장벽 완화 등 서비스산업 규제 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또 내수산업의 판로 확대를 지원하는 차원에서 휴일에 정부·공공기관을 중소기업 판매장으로 개방하고, 수학여행이나 기업회의를 지방에서 할 경우 철도요금, 도로통행료를 할인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세제 지원도 추진된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 300만원을 현행대로 유지하되 전통시장 사용액에 대해서는 소득공제율을 확대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또 문화상품 수요를 촉진하기 위해 문화접대비의 손금산입 특례 일몰시한을 올해말에서 2014년말로 연장하고, 문화접대비 최저사용액 기준을 총접대비의 3% 초과에서 1.5~2% 초과로 인하하는 조치를 검토키로 했다.

창업 활성화 차원에서 9천600개인 업종을 세분화하고 직종 정보를 종합적으로 담은 ‘직업맵(map)’을 작성하자는 의견도 개진됐다.

◇지방공무원 관광직종 도입, ‘한류스타의 거리 조성’ 검토

정부는 우선 ‘한류’ 콘텐츠를 활용한 관광홍보와 한류체험 프로그램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에 따라 ‘한류스타의 거리’, ‘대중문화 교류의 전당’ 조성 등 아이디어를 검토할 방침이다.

관광인력의 전문성 강화 차원에서 지방공무원에 ‘관광’ 직종을 도입하는 방안, 의료관광의 활성화를 위해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의 시범 허용 방안도 살펴볼 계획이다.

또한 주 5일 수업제 확대에 따른 여가관광 대책으로 현장체험형 학습프로그램 개발, 청소년 문화예술·체육 캠프 확대 등을 적극 추진한다. 이를 위해 학생을 대상으로 한 ‘견문 마일리지’ 제도나 청소년 주말 스포츠클럽 활성화 방안이 관련 아이디어로 제시됐다.

대규모 외국인 투자유치를 통한 복합리조트 개발도 검토된다. 정부는 4대강 사업을 계기로 수변관광과 해양관광을 활성화하고 자전거길과 가람길 등을 세계적인 명소로 육성하는 한편, 크루즈 여행 등 고부가 수상레포츠를 육성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밖에 고택과 종택들을 브랜드화·체인화해 고품격 가사문화 체험공간으로 육성하고, 종묘대제와 석전대제, 연등제 등 유불교 전통행사 등을 관광상품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자전거 호텔 ‘Bitel’(Bicycle + Hotel), 한의학과 양의학을 융합한 복합 휴양의료단지인 ‘애그로-메디컬 리조트’(Agro-Medical Resort), 숲 테라피, 아시아 민속촌 건립, 철도와 자전거를 연계한 ‘에코레일 자전거 전용열차’ 운영 등이 관광활성화 아이디어로 제시됐다.

◇진통예상..”효과 의문” 일부 지적도

내수 활성화 대책이 주로 규제완화와 같은 제도개선에 맞춰지면서 가계의 소비여력에 직접적 도움을 주는 재정·세제 지원이 빠진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재정부 관계자는 “물가가 높은 상황에서 총수요를 늘릴 경우 물가 상승 압력을 더 높일 수 있다”며 “인위적 경기부양은 장기적으로 부작용을 낳기 때문에 가급적 피해야 한다는 판단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공공부문 근로시간제 전환, 봄·가을방학 신설 등 관계부처 간 이견을 노출하고 있는 사안도 적지 않아 조율 과정에 진통이 예상된다.

공무원 내부에서도 공공부문 근로시간을 8-5제로 전환할 경우 퇴근 시간이 빨라지는 것이 아니라 근무시간만 1시간 더 늘어나는 역효과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봄·가을방학을 신설하는 문제는 재정부가 아이디어를 내긴 했지만 주무 부처인 교육과학기술부는 “학기 조정 등 초중등 교육과정 체제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며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서비스업 규제완화를 위한 투자개방 병원 도입이나 자격제도 진입장벽 완화 역시 재정부가 수년 동안 추진했으나 관련 부처나 이익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진척이 더딘 분야다.

대형마트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방안도 대형마트의 상당한 반발이 예상된다. 임 차관은 “1주일에 하루는 영업을 하지 않도록 하자는 제안이 있었고 열띤 찬반 토론이 있었다”며 “좀 더 면밀한 검토를 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