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5 → 4.5% ↓ 물가 3 → 4% ↑ 수정
정부는 30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국민경제대책회의를 열고 올해 물가 상승률을 ‘3% 수준’에서 ‘4%’로 상향조정하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확정했다. 경제성장률은 ‘5% 내외’에서 ‘4.5%’로 낮췄다. 성장에서 물가로 경제정책 기조를 전환하고 ‘물가 비상시국’을 선언했다.30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 합동브리핑에서 최중경(오른쪽) 지식경제부 장관이 경제정책을 설명하는 가운데 박재완(오른쪽 두 번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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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부의 의지에 비해 물가를 잡을 방법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다. 정부가 물가 전망을 4%로 올린 가장 큰 이유는 국제 유가다. 정부는 유가를 연평균 배럴당 85달러로 예상했으나 이번에는 105~110달러로 올렸다. 정부가 2000년 이후 물가 전망에서 4%를 내놨던 경우는 2001년 하반기와 2008년 하반기 두 차례였다. 2008년 고유가 당시 4%대 중반이라는 수정 목표치를 제시했으나 실제 물가상승률은 유류세 10% 인하에도 불구하고 4.7%였다.
그럼에도 박 장관은 “유류세 인하는 아직 검토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공공요금 인상도 잡겠다고 했으나 버스요금은 최대 15% 인상이 예상된다. 행정안전부가 이날 밝힌 시내버스와 지하철 요금 조정 가이드라인은 마지막 인상 이후 연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인상 폭을 결정하고 요금을 올린 뒤에는 2∼3년간 동결하는 방안이다. 이에 따라 서울·인천·경기는 2007년 4월 이후 연평균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더한 15.1% 이내에서 올릴 수 있다.
정부는 투기과열지구를 제외한 지역에서 현행 1~5년인 수도권의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1~3년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노후주택 정비, 도시재생 촉진을 위해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뉴타운 지구 기반시설 설치비 지원 확대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대책에 전문가들은 방향은 옳으나 효과는 회의적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박원갑 부동산 1번지 연구소장은 “정부안에서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엿보이지만 실제 목표를 이루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침체 원인이 복합적인 데도 지엽적인 사안만 건드렸다는 것이다.
전경하·오상도기자 lark3@seoul.co.kr
2011-07-0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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