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조사국 ‘금녀의 벽’ 무너지다

국세청 조사국 ‘금녀의 벽’ 무너지다

입력 2011-07-17 00:00
수정 2011-07-1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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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청이래 국내 조사파트에 첫 여성사무관 배치

‘금녀(禁女)의 부서’으로 여겨져온 국세청 조사국의 오랜 전통이 무너졌다.

18일자로 단행된 국세청 사무관급 전보인사에서 행정고시(재경직) 46회 출신의 여성 사무관 전애진(33)씨가 처음으로 본청 조사국내 조사1과 2계장에 배치된 것이다.

앞서 지난 2007년 조사국내 국제조사과에 여성 사무관이 배치된 선례가 있지만 국내 조사파트에 여성이 등장한 것은 전 사무관이 최초다.

특히 전 사무관은 조사분야 근무경력이 전혀 없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파격 인사’로 꼽힌다.

전국의 기업 세무조사를 지휘하는 본청 조사국의 조사1과는 국세청내에서도 남성이 독점해온 대표적인 부서다.

실제 이 부서는 다른 조직보다 강한 충성심이 요구되고 야근을 밥먹듯이 하는 격무 탓에 최소 5년 이상의 조사분야 경력을 갖춘 남성만이 버틸 수 있다는 고정된 인식이 청내에 퍼져있었다.

그 틈을 전 사무관이 비집고 들어온 것이다.

전 사무관은 이화여대 행정학과 출신으로 2004년 국세청에 발을 디뎠다. 그동안 김해세무서 납세자보호과장과 수원세무서 세원관리2과장, 남대문세무서 징세과장을 거쳤고 2006년 행정자치부 혁신컨설팅단에 파견돼 1년간 일을 했다.

당시 부처별 혁신계획 수립 등 범정부적 혁신 확산에 기여해 이듬해 행자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현동 청장은 그때부터 전 사무관의 능력과 자질을 눈여겨봤고 그 평가가 이번 인사로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이로써 국세청에는 지난 2월 인사에서 전 사무관의 행시 동기인 전지현 사무관이 국제조세관리관실에 배치된데 이어 여성 사무관 두명이 개청이래 처음으로 본청 주요 부서자리를 꿰차게 됐다.

청 내에서는 이 같은 ‘우먼 파워’의 흐름에 대해 큰 기대를 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국세청 조사국에도 새로운 변화 밀려오고 있다”며 “조직내 영향력이 가장 큰 조사분야에서 여성 관리자들이 본청 조사국장에 앉을 날도 머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 사무관은 업무에 도움이 되고자 미국 에모리대학에서 MBA를 공부한뒤 지난달 귀국해 조사국을 자원했다.

전 사무관은 “국세청의 꽃중에 꽃으로 꼽히는 조사국에서 전문성을 쌓고 싶었다”면서 “열심히 업무를 잘 배워서 청의 위상을 높이는데 작으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포부를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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