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原乳) 가격 협상이 결론나지 않아 낙농가가 원유 공급을 중단함에 따라 우유 대란이 또 눈앞에 닥쳤다.
애초 예고한대로 낙농가가 당장 10일부터 원유 공급 중단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유가공업체는 앞서 3일 낙농가의 1차 집유 거부 때 비축해놓은 물량을 대부분 소진했기 때문에 원유 공급 없이 버틸 수 있는 기간이 극히 짧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 유가공업체 관계자는 “원유가 공급되지 않으면 하루 이상 우유 생산을 하기 어렵다”며 “다행히 협상이 계속되고 있으니 절충점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원유 공급이 속히 재개되지 않으면 시중에 우유가 고갈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이미 출고된 우유가 소진되는 2∼3일 뒤부터는 일반 가정에서 우유를 마시기 어려울 정도의 우유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방학이라서 초ㆍ중ㆍ고교 등 단체 급식 시설 등이 겪는 어려움은 학기 중보다 덜하겠지만, 집에서도 우유를 구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라서 적잖은 충격이 예상된다.
우유를 즐겨 마시는 소비자는 두유 등을 마시거나 일반 우유보다 저장 기간이 긴 멸균 우유를 찾기도 하겠지만 완벽한 대안이 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유아용 분유는 건조된 원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당장 생산이 중단되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지만 아기를 둔 가정의 불안감도 커질 전망이다.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지만, 우유를 공급받아 전달하는 처지인 유통업계도 협상 타결을 기대하는 것 외에 별다른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대형할인점의 한 관계자는 “일단 유가공업계를 통해서 남은 물량을 최대한 확보해야겠지만 근본적인 대처 방법이 없다”며 “대체 식품으로 두유나 주스류 등을 더 많이 준비하더라도 소비자의 기호가 달라 우유를 완벽하게 대신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10일 오전 4시30분 현재 낙농가와 우유업체는 협상은 계속하기로 한 상태이고, 양측이 인상 폭에 대한 견해차를 일부 좁힘에 따라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돼 우유 대란을 피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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