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시가 이례적으로 미국보다 유럽에 더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지수 방향성이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아닌 수급과 심리에 좌지우지되면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코스피와 독일 덱스30지수간의 상관계수는 0.45로 집계됐다. 코스피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보인 0.41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는 시차를 보정하기 위해 전날 국외지수와 당일 코스피를 비교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통상 상관계수가 0.40 이상이면 의미있는 상관성을 띠는 것으로 해석한다.

이달 초만 해도 국내 증시는 미국과 커플링(동조화)이 유럽보다 훨씬 높았다. 1일 기준으로 코스피는 미국 지수와 0.42, 독일 지수와 0.20의 상관계수를 각각 기록했다.

하지만 8일부터 역전이 일어났다. 미국 지수와 상관도가 0.46으로 높은 편이었지만, 독일 지수와 상관도는 0.50까지 치솟은 것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펀더멘털에 관련된 것은 미국에 민감하지만, 수급은 유럽계 자금의 움직임에 따라 결정되는 경향이 있다. 외국인 매도로 지수가 하락하면서 유럽과 동조화가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안 교수는 “유럽 재정위기가 지금보다 심각해지면, 수급을 연결고리로 국내 증시 영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들어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이 중 절반 가량이 룩셈부르크, 프랑스, 영국 등 유럽계 자금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