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계산대에 전자저울 올려놓고…

롯데마트, 계산대에 전자저울 올려놓고…

입력 2012-04-14 00:00
수정 2012-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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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에 ‘북적북적’ 티셔츠 5장 3만원에 살 수도

“860g에 2만 5800원 입니다…”

판매원이 주부 홍세연(34)씨가 고른 다섯 벌의 옷을 전자저울에 올려놓자 중량과 가격이 뜬다. “네 식구가 입을 티셔츠 다섯 장을 골랐는데 3만원도 안 되네요. 옷 고를 맛 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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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롯데마트 서울역점의 ‘옷 무게 달아 팝니다’ 현수막이 내걸린 행사장이 퇴근길 직장인, 장을 보러 나온 주부 등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롯데마트 제공
13일 롯데마트 서울역점의 ‘옷 무게 달아 팝니다’ 현수막이 내걸린 행사장이 퇴근길 직장인, 장을 보러 나온 주부 등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롯데마트 제공
12일 저녁 롯데마트 서울역점의 점포 중앙 에스컬레이터 옆에 마련된 행사장. 지난 11일부터 롯데마트가 대형마트 최초로 옷을 저울에 달아 판매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인 이곳은 퇴근 시간을 넘어서자 더욱 북적이기 시작했다.

40㎡(12평) 규모의 작은 공간을 채운 16개 판매대에는 옷이 수북이 쌓여 있다. 그 위로 달린 ‘옷 무게 달아 팝니다’와 평균 무게 기준으로 ‘100g에 3000원’이란 문구가 큼지막하게 들어간 현수막이 눈길부터 잡는다. 무심코 매장을 돌다 발길을 멈추고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들어서는 고객들. 이내 보물찾기하듯 판매대 사이를 누비며 옷 고르는 재미에 빠져들었다. 장바구니에, 카트에, 또는 팔 위에 여러 벌의 옷을 잔뜩 가지고 와 채소나 고기를 사는 것처럼 옷 하나하나 무게를 재고 옷을 더했다, 들었다 놓았다 하며 가격을 맞추는 얼굴에선 모처럼 생기가 도는 듯하다.

롯데마트가 ‘불황 마케팅’의 하나로 잠실점을 포함해 62개점에서 진행 중인 행사의 반응이 초반부터 뜨겁다. 여기서 판매하는 라운드 티셔츠 한 장의 평균 무게가 100~110g. 3000~3300원 정도이니 커피 한 잔 가격이다. 고물가로 옷은커녕 제대로 된 물건 하나 사기 힘든 요즘, 오랜만에 ‘만원의 행복’을 만끽하게 해준다.

최근 소비 위축 탓에 롯데마트 등 유통업체와 ‘반값TV’ 등을 내세운 전자업체 등을 중심으로 기발하면서도 대폭적인 할인 이벤트가 늘고 있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이 지난 11일 첫날 올린 매출은 약 2억 5000만원. 평소 의류 특가전 매출의 2배가 넘는다. 행사 이틀째인 12일까지 모두 4억여원 어치가 팔려 관계자들을 흐뭇하게 만들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남대문시장에서 옷을 고르는 것과 같은 재미도 주고 다른 고객들의 호기심을 끌기 위해 일부러 옷을 어지럽게 쌓아놨다.”며 “행사 상품은 재고가 아닌 올 봄·여름 신상품”이라고 강조했다.

6개월 전부터 기획에 들어가 국내 유명업체의 베트남 공장에서 원단을 확보하고 비수기 생산을 거쳐 원가를 절감했다. 여성의류 70%, 아동 및 남성의류가 30%로, 긴팔·반팔 티셔츠, 반바지 등 다양한 종류와 사이즈를 갖춘 총 60만장을 준비했다. 순면 또는 스판덱스 혼용 소재를 사용해 질적으로 우수하면서도 같은 품질의 상품보다 약 60~70% 저렴하다는게 마트 측의 설명이다.

유소현 롯데마트 의류PB 팀장은 “고객 반응이 뜨거워 앞으로 행사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가을·겨울 상품 생산을 위해 현재 공장을 수소문 중”이라고 밝혔다. 행사는 18일까지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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