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부도위험’ 급등하고 ‘쌍둥이적자’ 기록
황대일 기자= 부채위기에 빠진 유로존을 독일과 함께 지탱했던 프랑스가 휘청거리고 있다.프랑스 국채 금리와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최근 들어 급등한 것이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가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금융파생상품이다. CDS 프리미엄의 상승은 신용도가 나빠져 채권 발행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20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CDS 프리미엄은 이달 18일 3개월 만에 처음으로 200bp대에 진입했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11월 25일 250bp에 육박한 수치다.
독일과 프랑스의 CDS 프리미엄 격차는 지난 2월 3일 75bp까지 축소됐다가 이달 18일에는 121bp로 다시 벌어졌다.
프랑스 국채에 갑자기 ‘적색등’이 켜진 것은 주변국 재정 위험이 커지고 내부 정치 불안 등이 겹친 탓이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재정난이 심해져 유로존 중심국으로서 부담이 늘어날 게 뻔한 형편이다. 프랑스 은행들이 이 두 나라에 투자한 액수는 무려 5천169억달러에 달한다. 독일 은행권의 3천56억달러보다 훨씬 많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위기가 고조될수록 프랑스 은행권 위험이 급증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지고 수출 악화 등으로 재정ㆍ경상수지가 동반 적자를 나타낸 점도 ‘소버린 리스크’를 키운 요인이다.
사르코지와 올랭드 후보 모두 상대방이 당선되면 국채금리가 급등한다고 경고했다. 특히 올랭드는 EU 재정협약 재협상 등을 주장한 바 있다.
프랑스 채무구조는 유로존 주변국들과 닮아가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초 재정 적자 3.4%, 경상적자 2.0% 등 ‘쌍둥이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GDP 대비 수출 비중은 25%로 유로존에서 그리스 다음으로 낮다.
프랑스 국채를 의심하는 시각이 커지자 유로존 방화벽 노릇을 해온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유로안정화기구(ESM)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FSF와 ESM에서 차지하는 프랑스 비중은 각각 21.82%, 20.39%에 달한다. 프랑스 국채 위험이 커질수록 유로존 방화벽 시스템 전반에 걸쳐 신뢰성과 안정성이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음을 짐작게 해주는 대목이다.
국제금융센터는 “독일과 함께 유로존을 지탱하는 프랑스 국채 금리가 재정위기 국가들에 연동하는 상황, EFSF와 ESM에서 차지하는 프랑스 비중 등을 고려하면 유로존 위험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사실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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