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대한항공 짬짜미로 몽골 노선 독점”

공정위 “대한항공 짬짜미로 몽골 노선 독점”

입력 2012-05-28 00:00
수정 2012-05-2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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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항공당국자에 향응 제공도…대한항공은 ‘반발’

대한항공이 몽골의 항공사와 짜고 인천-울란바토르 직항노선의 독점적인 지위를 유지해온 사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대한항공은 이를 위해 몽골 항공당국자와 가족, 지인을 상대로 공짜여행을 알선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대한항공과 미아트 몽골항공(MIAT Mongolian Airlines)이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에 신규 경쟁사의 진입을 막으려고 몽골정부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실행한 것으로 확인돼 시정명령을 부과했다고 28일 밝혔다.

대한항공은 공정위의 결정에 ‘받아들일 수 없다’며 즉각 반발했다.

공정위 조사결과 몽골 항공 노선은 두 항공사가 직항 노선의 100% 시장점유율을 차지한 ‘알짜 노선’으로 매년 좌석난과 고가운임 문제로 이용객들의 불만이 컸다.

항공여객 수요가 하계 성수기(7~8월)에 몰리는 이 노선의 월평균 탑승률은 2010년 7월 91%, 작년 8월 94%를 기록했다. 최근 3년간 국제선 전 노선의 월 탑승률 최고치가 84%(작년 8월 기준)였던 점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대한항공은 비행거리(3시간30분)가 비슷한 인근 노선보다 높은 성수기 운임을 적용했다.

2010년 7월 기준 울란바토르 편도 운임은 33만 3천 원으로 홍콩(27만 1천 원), 심천(25만 4천 원), 광저우(27만 4천 원)를 능가했다.

대한항공의 이 노선 이익률은 2005~2010년 19~29%에 달했다. 전 노선 평균 이익률(-9~3%)의 10배가 넘는다.

국토해양부는 이용객 불편을 줄이고자 몽골과의 항공회담을 통해 노선 경쟁화를 추진했으나 2005년 이후 지금까지 몽골 정부의 반대로 회담이 잇따라 결렬돼 정기편 운항횟수를 주 6회 이상 늘리지 못했다.

1999년 운수권을 받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 항공의 시장진입을 막고자 미아트와 짜 공문발송이나 정책건의 등 정상적인 의견 피력 수준을 넘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결과라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대한항공은 2010년 몽골 항공당국의 고위간부와 가까운 후원자 20명을 제주로 초청하면서 1인당 80만 원 상당의 항공권과 숙식비 등 경비, 총 1천600만 원을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수현 공정위 국제카르텔과장은 “두 항공사가 직접 노선 증편 여부를 결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부 간 이뤄지는 항공회담에 부당한 방법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기로 합의했다는 점이 기존의 카르텔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윤 과장은 “몽골정부에 부당한 방법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명시적인 합의는 없지만 같은 행위가 매년 반복적으로 진행된 점 등을 고려하면 합의가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항공협상 담당부처인 국토해양부에 관련 사항을 통보했다.

대한항공은 “몽골항공과 부당한 방법으로 밀약한 적이 없다”며 “울란바토르 노선의 신규 경쟁사 진입 문제는 양국 정부 간 현격한 입장차 때문으로 협상이 항공사에 의해 좌지우지됐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인식”이라고 반박했다.

몽골 장부 당국에 대한 편의도 항공회담에 영향을 미쳐 아시아나의 진입을 막기 위해서가 아니라 임시편 등 증편에 대한 인허가를 원활하게 받으려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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