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3년만에 카드론 신용불량 50만명

금융위기 이후 3년만에 카드론 신용불량 50만명

입력 2012-10-14 00:00
수정 2012-10-1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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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만 30% 급증…500만원 못 갚아 대출 원천봉쇄

신용카드사 대출자 약 50만명이 최근 3년 동안 채무 불이행자(신용불량자)로 전락했다.

지난해에는 30%가량 급증했다. 1인당 500만 원가량의 카드빚을 갚지 못한 탓에 230억원 어치 재산을 경매로 넘겼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드론 연체로 신용불량자가 된 사람은 지난해 17만6천명으로 2010년보다 4만명(29.2%) 늘었다.

지난해 카드론 신용불량자는 금융위기 이듬해인 2009년 규모를 웃돌았다. 2009년 이후 3년 동안 쏟아진 카드론 신용불량자는 48만8천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용불량자가 유독 많이 늘어난 데는 KB국민카드가 지난해 전업계 카드사로 전환한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이들이 카드사에 갚지 못한 대출금은 2조5천123억원이다. 1인당 평균 연체 채무는 514만원이다.

고급 유모차나 시계 가격보다 적은 액수의 빚을 갚지 못해 금융기관 대출이 원천봉쇄되는 신용불량 처지가 된 것이다.

올해 들어 카드론을 포함한 카드대출 연체율이 상승세인 점을 고려하면 신용불량자 규모와 불량채권은 이미 50만명에 3조원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론 연체자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등 다른 금융권 연체도 쌓여 재산이 경매로 넘어가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저신용자가 주로 쓰는 카드대출 연체율은 현금서비스가 2010년 말 2.50%에서 올해 6월 말 3.20%로 급등했다. 카드론 연체율은 이 기간 2.28%에서 2.59%로 올랐다.

‘약탈적 대출’이란 지적을 받은 대출성 리볼빙(대출금의 일부만 갚고 나머지는 상환을 연장하는 것)의 연체율도 2.23%에서 2.70%로 상승했다.

비교적 수입이 안정적인 회원이 많은 일시불 결제 연체율이 같은 기간 0.71%에서 0.72%로 거의 달라지지 않은 것과 대조적이다.

이 통계는 금감원이 비씨ㆍ신한ㆍ삼성ㆍ현대ㆍ롯데ㆍ하나SKㆍKB국민 등 7개 전업계 카드사의 자료를 받아 정호준(민주통합당) 의원에게 제출한 것이다.

정 의원은 “시장점유율이 약 30%인 은행계 카드사의 신용불량자까지 더하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론을 갚지 못해 재산을 경매로 넘긴 사람은 2009년 478명, 2010년 454명에서 지난해 645명으로 42.1% 늘었다.

경매신청 금액은 2009년 63억원, 2010년 70억원에서 지난해 100억원으로 42.9% 증가했다. 3년간 경매로 넘어간 금액은 모두 233억원이다.

카드대출 이용자는 신용도 7등급 이하 저신용자가 대부분이다. 저신용자로 떨어질 수 있는 5~6등급자도 많다.

현금서비스 이용자의 43.1%는 7등급 이하다. 대출성 리볼빙의 7등급 이하 비중은 67.7%에 달한다. 카드론 이용자는 5~6등급이 59.7%, 7등급 이하가 12.9%다.

전문가들은 신용위험이 큰 카드시장에서 가계부채 문제가 급격히 악화할 가능성이 큰 만큼 고용 여건을 개선하고 카드대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개인신용평가사 코리아크레딧뷰로(KCB)가 자체 집계하는 ‘카드대출 건전성 동행지수’는 2010년 101.23에서 지난해 100.38, 올해 1~6월 97.84로 나빠졌다.

한국경제연구원 변양규 실장은 “가계부채 문제가 카드에서 먼저 나타났다”며 “상환능력이 부족한 자영업자 등이 생활비와 사업자금을 빌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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