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들 부당거래 여전

재벌들 부당거래 여전

입력 2012-10-26 00:00
수정 2012-10-26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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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 밖 총수 보유기업 내부거래 많아

두산, SK 등 국내 재벌들이 투명 경영을 앞세워 지주회사로 전환한 뒤에도 여전히 총수 일가가 지주사 밖에서 보유하고 있는 기업과 내부거래를 많이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주회사의 지원으로 거둔 이익이 총수 일가에게 돌아가는 ‘터널링’(부의 이전)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5일 내놓은 ‘2012년 지주회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지주회사는 총 115개로 지난해 9월 말보다 10개 늘었다. 농협이 대기업집단으로 새로 지정되면서 지주회사로 전환한 대기업 집단은 15개로 증가했다.

지주회사로 전환한 대기업 집단 상위 10개의 내부거래 비중은 평균 14.5%였다. 국내 46개 대기업의 내부거래 비중인 13.2%보다 되레 높았다. 내부거래를 모두 부정적으로 볼 수는 없지만 그만큼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 관행의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지주회사 밖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비중은 10.7%였다. 지주회사 밖 계열사의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다. 총수 일가가 100%의 지분율을 갖고 있을 때의 내부거래 비중은 52.1%에 이르렀다.

지주회사 밖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집단은 두산으로 26.7%를 기록했다. SK(24.0%)와 부영(22.1%) 등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특히 SK는 총수 일가 지분이 30% 이상, 100%인 계열사와의 거래 비중이 각각 65.7%, 80.6%까지 치솟았다. 신영선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은 “지주회사 밖 계열사를 이용해 총수 일가가 사익을 추구할 가능성이 크므로 이를 집중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2012-10-26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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