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현대그룹 ‘사실상 지배하는 사람’ 있다”

노조 “현대그룹 ‘사실상 지배하는 사람’ 있다”

입력 2012-11-14 00:00
수정 2012-11-1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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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證 노조 기자회견…”그룹에 부실 떠넘기고 알짜 자산 챙기려”

현대증권을 비롯한 현대그룹 계열사간 ‘비리행위’를 진두지휘해 온 ‘사실상의 지배자’가 따로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대증권 노동조합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대그룹과 현대증권의 전횡에 대한 폭로 기자회견을 갖고 ‘현대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인 A씨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녹취록을 토대로 A씨가 현대상선의 선박펀드 사업 추진 과정에서 이미 상당 부분 논의가 진전된 참여 사업자 중 하나를 과거의 개인적 감정을 이유로 최종단계에서 배제시켰다고 폭로했다.

민경윤 노조위원장은 “A씨는 현대상선을 비롯, 현대그룹의 거의 모든 사업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행사하고 있는 만큼 단순한 컨설턴트라는 그룹측 주장은 거짓”이라고 말했다.

또 현대증권이 현대저축은행(옛 대영상호저축은행)을 인수 과정에서 상당한 부실이 드러났는데도 그대로 인수를 추진하는 바람에 상당한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노조는 “A씨가 그룹 지분은 물론 어떠한 공식 직책도 없이 이런 전체 과정을 통제하고 결정했다”면서 “이는 업무방해이자 입찰방해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지난 9월 현대저축은행이 예금보험공사에 한국종합캐피탈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데도 흑막이 있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노조는 “A씨가 현대증권과 현대저축은행을 통해 230억원대의 한국종합캐피탈을 인수한 뒤 한국종합캐피탈 자산인 70억원대의 일본 소재 골프장을 헐값에 인수하려 한 사실이 녹취로 드러났다”면서 “부실은 현대증권과 현대저축은행에 떠넘기고 알짜 자산만 취득하려 한 업무상 배임행위”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서는 이밖에 A씨가 현대증권 윤경은 사장과 짜고 현대증권 해외 현지법인을 통해 자산운용사를 인수한 뒤 자문 형식을 빌려 수수료를 챙기려 한 정황과 현대증권 우선주 토털리턴스왑(TRS) 유동화 자문 과정에서 금융감독원 부원장 출신 사외이사와의 접촉을 지시했다는 내용 등도 공개됐다.

이러한 전횡에 대해 노조의 문제제기가 이어지자 A씨가 경영진과 함께 노조해체를 시도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는 지난 7일 윤 사장 등 10명을 노조 탄압 등의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민 위원장은 “지난 7일 A씨도 함께 고소했지만 조사를 앞두고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이러한 사실조차 파악 못하는 고용노동부와 일선 근로감독관이 조사를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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