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팅 연·고전’ 주선 눈살
2년 전 고려대를 졸업한 회사원 황모(28)씨는 학교 커뮤니티에서 우연히 ‘미팅 연고전’이라는 글의 제목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한 결혼정보회사가 운영하는 미팅 카페에서 연대남·고대녀, 연대녀·고대남의 만남을 주선하는 미팅 연고전을 열겠다는 내용이었다.
황씨는 “나는 어느 대학을 나왔으니 이 정도는 만나야지 하는 특권 의식을 자극해 상업적으로 이를 이용하는 것 같다.”며 부끄럽다고 했다.
한 결혼정보회사가 연고전을 응용해 연세대·고려대 출신 남녀만 참가하는 미팅 프로그램을 만들어 논란이 되고 있다. 참가비는 10만원으로 한 사람당 10명씩의 1대1 만남을 주선한다. 업체는 “반응이 좋으면 정례화하겠다.”고 했다.
업체 대표는 “고려대·연세대 출신 결혼만 1000쌍 넘게 성사시켰다.”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양대 사학이 결혼으로 만나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연세대를 졸업한 회사원 신모(31·여)씨는 “취지도 공감할 수 없고 남의 학교를 이용해 이런 식으로 홍보를 하는 게 못마땅하다.”면서 “실제 참여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반면 심각하게 받아들일 일이 아니라는 반응도 있다. 연세대 출신 회사원 김모(25·여)씨는 “명문대 끼리끼리 소개팅을 하는 경우는 원래 많지 않으냐.”면서 “이게 비난할 일인가.”라고 말했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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