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총선까지는 아직 불씨 남아있어
우여곡절 끝에 2012년 예산이 확정된 가운데 인천국제공항의 운명에 다시 한번 관심이 쏠리고 있다.국회는 지난달 31일 본회의를 열어 정부 제출안(326조1천억원)보다 7천억원 순감된 325조4천억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을 의결했다.
국회는 올해 세입예산을 정부안보다 6천억원 줄였는데, 여기에는 인천공항 지분 매각 수입 약 4천억원이 포함돼 있다.
이로써 작년 8월 한나라당 홍준표 전 대표의 제안을 계기로 수면 위로 재부상한 인천공항 민영화는 일단 제동이 걸렸다.
홍 전 대표는 당시 국민주 공모 방식의 인천공항공사 민영화 방안을 내놓았다. 홍 대표가 제안한 방식은 인천공항 지분의 49%를 과거 포항제철과 같이 블록세일(대량매매)을 통해 국민에 돌려줌으로써 서민에게 재산 증식 기회를 주고, 인천공항을 민영화하겠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 등 관련 부처도 경영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인천공항 민영화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하지만 야권과 시민사회 단체가 “6년 연속 서비스 분야 세계 1위인 인천공항을 왜 굳이 민영화하려고 하느냐”고 반대해 인천공항 민영화 문제는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런 기류 속에서 여권 일부도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는 성공적 공기업 사례인 인천공항을 민영화하는 것은 논란의 소지가 많다는 의견에 가세하며 인천공항 민영화는 ‘불가’ 쪽으로 급속히 무게 중심이 쏠렸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 민영화의 선결조건인 ‘인천국제공항공사법’의 국회 통과는 차일피일 미뤄졌고, 결국 여야 합의하에 인천공항 지분 매각 수입 4천억원은 2012년 예산에서 제외됐다.
인천공항 민영화는 이제 1년 남짓 남은 이번 정권 아래에서는 사실상 물 건너 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편으로는 내년 2월 정기국회에서 여야가 인천국제공항공사법을 통과시킬 실낱같은 가능성이 존재하므로 아직 민영화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진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하지만 총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국민적 반감이 큰 사안을 처리하기에는 여야 모두 부담이 크다.
4월 총선 이후에는 18대 국회에 계류돼 있던 법안이 모두 폐기 처분돼 인천공항 민영화를 추진하려면 입법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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