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반발 변수… 3월 결론
승진시험 폐지는 ‘일하는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신동규 농협금융 회장의 강한 소신이 반영된 산물이다. 승진 시험은 인사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하는 장점도 있지만, 조직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단점도 있다. 신 회장은 “수익을 내야 하는 금융회사가 시험 성적 순으로 승진시키는 것은 문제”라고 공·사석에서 여러 차례 말했다.
노조의 반발이 변수다. 허권 노조위원장은 “승진 시험이 없어지면 ‘연줄’에 의한 승진 등 또 다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지나치게 실적 경쟁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허 위원장은 그러나 “승진시험이 자격시험과 임용시험으로 나뉘어 있다 보니 직원들의 불만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면서 “시험을 통과하고도 승진하지 못하는 직원이 2500명에 이르는 등 문제가 없지 않아 제도 개선의 필요성은 있다”며 협상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노사는 3월 중에 공청회 등을 열어 최종 결론을 낼 계획이다. 경과 기간을 둘 수도 있다. 승진 시험은 증권을 제외한 은행·보험 등 농협금융의 모든 계열사에 적용된다. 농협중앙회 직원들도 피해갈 수 없는 관문이다. 농협은행의 한 직원은 “오는 20일에 올해 승진 시험이 있는데 ‘시험 잘봐 승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여기고 아예 고시원에 들어간 직원도 있다”고 전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2013-01-09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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