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CEO인사 수펙스협의회·이사회 주도
SK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난 최태원 SK㈜ 회장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권을 내려놨다.최태원 SK그룹 회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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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SK그룹에 따르면 각 계열사에 자율권을 부여하는 ‘따로 또 같이 3.0’ 체제가 이달 1일부터 본격 가동됨에 따라 그룹 인사시스템도 대대적으로 손질됐다.
계열사 CEO 인사의 경우 기본적으로 그룹 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SUPEX. Super Excelent)추구협의회와 계열사별 이사회가 주축이 돼 이뤄진다.
수펙스 인재육성위원회가 지주회사인 SK㈜의 재무 평가 등을 토대로 종합적 의견을 내고 이사회가 이를 참고해 현 CEO의 유임 또는 새 CEO 선임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 가운데 SK㈜의 역할은 ‘정량적 성격’의 재무 평가에 한정된다. 사실상 최 회장의 직간접적 영향력이 배제된 구조라는게 그룹측의 설명이다.
과거에는 SK㈜가 인사를 주도하고 결정권을 가진 이사회는 SK㈜의 뜻을 받아들여 결정하는 시스템에 가까웠다. 그룹 오너인 최 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그룹 관계자는 “과거 그룹 회장이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었기 때문에 이를 3.0 체제에 맞게 좀 더 객관적이고 공정한 시스템으로 바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최 회장은 새 인사시스템의 첫 성과물인 지난 18일 SK이노베이션 CEO 인사에 일절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에서 구자영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대표이사직은 유지했다.
그룹 안팎에서는 새 인사 시스템과 관련해 인사의 주체가 지주회사에서 수펙스와 이사회로 수평 이동함과 동시에 이사회가 본연의 역할을 되찾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지주회사가 계열사 인사를 일괄 취합해 발표하던 것을 계열사별로 직접 발표하도록 한 것도 3.0 체제가 가져온 변화다.
SK이노베이션 등 6개 계열사 인사를 마무리 지은 SK그룹은 이르면 이달 중으로 SK네트웍스·SK텔레콤 등 나머지 계열사 임원 및 CEO 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향후 그룹 주요 경영 사안을 책임질 수펙스 5개 위원회 위원장은 계열사 인사가 완료된 뒤 주요 계열사 CEO 중에서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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