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화의 그늘

초고령화의 그늘

입력 2013-01-23 00:00
수정 2013-01-23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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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뒤 젊은이 1명당 노인 1명 부양…60세 이상 실업률만 ‘외환위기 수준’

젊은 사람이 부양해야 할 노인들은 많아지는데 높아진 노인 실업률은 낮아지지 않고 있다.

지금은 활발한 경제활동을 하는 핵심생산인구(25~49세) 3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고 있지만 10년 후엔 2명당 노인 1명, 20년 후엔 1명당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상승한 60대 이상 연령층의 실업률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여전히 경제활동을 원하기 때문이다.

22일 미래에셋은퇴연구소와 통계청, 유엔 등에 따르면 올해 한국 노년부양비는 16.7%로 추정된다. 노년부양비란 생산가능인구(15~64세) 100명당 노년(65세 이상) 인구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생산가능 인구 100명이 노인 16.7명을 부양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는 현실과의 괴리가 크다. 높은 대학진학률 등을 고려하면 20대 초반까지는 대부분 부양 능력이 없다. 평균 은퇴시기를 고려하면 50대 후반과 60대 초반 인구는 경제활동을 하는 경우가 적다. 이에 따라 핵심생산인구 100명당 65세 이상 노년 인구를 뜻하는 ‘실제 노년부양비’를 봐야 한다.

올해 핵심생산인구는 1978만 4000명인 데 반해 65세 이상 인구는 613만 8000명이다. 핵심생산인구 3.2명당 노인 1명을 부양하는 셈이다. 이 비율은 10년 후인 2023년엔 52.0%로 예측돼 핵심생산인구 2명당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 22년 뒤인 2035년엔 100.2%로 1명당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 강상희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이 추세대로 간다면 세대 간 갈등이 커질 수 있다”며 “세금 부담도 크게 늘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수 있는 만큼 근본적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60세 이상 연령층의 실업률만 급격히 증가했다. 2009년 1.4%에서 2010년 2.4%로 1.0% 포인트 급등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2.5%와 비슷한 수준이다. 실업률이 외환위기 때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연령층은 노년층이 유일하다.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 노년층은 노후 준비가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은퇴해 경제 활동 참여율은 빠르게 상승했지만 이들을 위한 일자리는 충분하지 못해 실업률이 높아졌다”면서 “다른 연령층과 구분된 노년층만의 고용 영역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13-01-2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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