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절차 통해 혐의없음 소명할 것”
SK㈜ 최태원 회장이 31일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자 SK그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그룹에서는 재판 전 집행유예를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법원은 검찰 구형과 같은 형량을 선고함으로써 최 회장은 2003년 2월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 이후 10년 만에 다시 구속됐다.
그나마 동생인 SK㈜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무죄를 선고받아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
최 회장 측은 선고 직후 “무죄 입증을 위해 성심껏 소명했으나 인정되지 않아 안타깝다”며 “판결문을 송달 받는 대로 취지를 검토한 뒤 변호인과 협의해 항소 등 법적 절차를 밟아 무죄를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법원은 ‘1970년대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선도해온 SK그룹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저버려 실망감을 안겨줬다”고 판시함으로써 사회적 기업의 전파를 위해 최근 국내외에서 기울여온 그의 노력도 빛이 바랬다.
SK는 “비록 확정되지 않은 혐의지만 이번 판결로 그룹의 신인도에 악영향을 줄까 우려된다”면서 “최고경영진의 글로벌 경영과 신수종사업 발굴 등에서 차질이 불가피한 상태”라고 우려했다.
또 “경영 정상화 과정에 있는 반도체 사업, 국가 에너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무자원 산유국 프로젝트’ 등이 글로벌 경제위기와 맞물려 예상보다 큰 영향이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SK는 향후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김창근 의장과 최 부회장, 이사회 등을 중심으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최 부회장은 무죄 선고로 부회장단을 이끌면서 전기차 배터리 사업 등 기존의 신성장동력 개발 업무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최 회장이 빠진 공백은 클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작년 12월 중순 최고경영자(CEO) 회의에서 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직을 내려놓긴 했으나 여전히 SK㈜,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 그룹 핵심 사업체의 대주주이자 대표이사 회장이다.
최 회장은 그룹 CEO 인사권 등 회장으로서 누려왔던 모든 지위를 내려놓는 대신 전략적 대주주로서 글로벌 성장, 차세대 먹거리 개발, 해외 네트워킹 등 그룹의 성장과 발전에 관련된 ‘큰 그림’을 그리는데 매진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 동력을 찾으려고 연중 절반을 해외에서 보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으나 당분간 그의 글로벌 행보는 멈추게 됐다.
SK그룹은 내주 일부 계열사 CEO 인사와 수펙스추구협의회 5개 위원회 위원장 인선을 내달 초 계획이었으나 시기가 불투명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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