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硏 “은행들 자동화 코너 공동 투자·운영 고려해야”
은행이 CD나 ATM 기기 등 자동화기기를 운영하며 한 대당 연간 166만원의 손해를 본다는 주장이 나왔다.한국금융연구원 김우진 선임연구위원은 27일 ‘자동화기기 수수료, 과연 과도한가’란 주제의 기자간담회에서 이러한 분석을 내놓으며 “은행들이 공동으로 자동화기기를 투자·운영하는 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에 따르면 국내은행들은 전국 5만851개의 자동화기기를 설치했다. CD기 5천572대, ATM 4만5천279대다. 이 기기들을 운영하는데 은행들은 연간 3천952억원의 비용을 쓰는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에 은행이 자동화기기 수수료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입은 연간 3천99억원 정도다. 은행이 계속해서 수수료를 내려 수입이 과거보다 줄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은행의 자동화 코너 운영 실적은 844억원 손실로 나타났다. 이 손해액을 전국 자동화기기 수로 나누면 한 대당 연간 166만원에 달한다고 김 연구위원은 추정했다.
그는 “임차료가 자동화 코너 운영 비용의 21%를 차지하는데 이는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며 “지가가 상대적으로 싼 지방은 약 150만원 선의 손실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자동화 기기의 창구 인력 대체나 마케팅 효과 등은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은행에 대한 수수료 인하 압력이 높아지는 추세라며 이대로라면 은행이 자동화 코너를 확대할 유인이 줄어 금융소비자의 불편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현 체계에선 은행이 자동화 기기를 직접 설치하지 않고도 수수료 수익을 낼 수 있어 고객에게 다른 은행의 기기를 더 비싼 수수료에 사용토록 하는 ‘무임승차’ 행태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자동화 코너를 은행들이 공동투자해 운영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금융회사의 경쟁력을 높여 수수료 인하 등 금융소비자 혜택을 늘릴 수 있다고 제안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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