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족한정특약 가입기간도 보험료할인 때 반영
금융감독원이 자동차보험료 할인·할증 기준을 손질한다. 1989년 기준이 도입된 이후 24년 만이다.김수봉 금감원 부원장보는 13일 정례브리핑에서 “업계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백지상태에서 현행 기준을 재검토하겠다”며 “자동차보험료가 공평하게 부과될 수 있는 방향으로 올해 하반기 중 시행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자동차보험은 가입자를 크게 25등급으로 나누고, 등급 변동에 따라 보험료가 오르거나 내린다. 사고 규모와 종류별로 건당 0.5~4.0의 점수가 매겨져 등급 변동에 영향을 준다. 1등급이 오르내릴 때마다 보험료는 평균 5~7% 할인·할증된다.
그러나 이 같은 기준은 자동차 등록 대수가 266만대인 시절 만들어져 시대의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지난해 자동차 등록 대수는 1천887만대다.
가령 대인배상(다른 사람이 숨지거나 다치게 한 사고에 대한 배상)은 양측의 과실 비율이나 보험금 지급액과 무관하게 사고의 정도에 따라 점수를 매기지만, 대물배상(다른 차량이나 물건을 파손한 사고에 대한 배상)은 보험금 지급액만으로 점수를 매긴다.
김 부원장보는 “보험료 할인·할증제도가 20년 넘게 지속해 국민에게 익숙한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시장의 혼란이 최소화하도록 단계별로 시행 시기를 나눠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자동차보험의 가입경력이 인정되는 대상도 확대된다. 처음으로 운전대를 잡아 보험 가입경력이 1년 미만인 최초가입자는 보험료율이 138%로 높지만 3년 이상이 되면 보험료율이 100%로 할인된다.
지금까지는 가족한정특약(가족도 운전자 범위에 넣는 특약)과 부부한정특약(배우자도 운전자 범위에 넣는 특약)에서 배우자와 가족은 가입경력이 인정되지 않았다.
금감원은 앞으로 이들에 대해서도 가입경력을 인정해 배우자나 가족이 따로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때 기존 특약에 따른 가입경력을 고려해 보험료가 할인되도록 할 방침이다.
이 밖에 자동차보험의 각종 특약에 있는 ‘범위요율’(차량 종류나 특수장치 여부 등에 따라 일정 범위를 둬 할인·할증하도록 한 보험료율)의 산출 기준을 구체화해 보험사가 범위 내에서 임의로 요율을 정하는 문제점을 줄이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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