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동결…주식·채권시장 ‘출렁’

한은 기준금리 동결…주식·채권시장 ‘출렁’

입력 2013-04-11 00:00
수정 2013-04-11 11:4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한국은행이 11일 예상과는 달리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하면서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이 요동쳤다.

그동안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높았던 만큼 이번 결정에 대한 실망감으로 금융시장은 당분간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 코스피, 금리 결정 후 ‘출렁’…”당분간 부담될 듯”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자 주식시장에는 실망감이 퍼졌다. 옵션 만기일까지 겹치면서 시장은 크게 흔들렸다.

상승세로 출발한 코스피는 기준금리 동결 발표 직후 빠르게 하락세로 전환했다.

그러다 옵션 만기로 인한 매수세가 몰리면서 지수는 다시 상승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14.22포인트(0.73%) 오른 1,949.80으로 장을 마쳤다.

지금까지 대다수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를 점쳤다.

양적완화(QE)로 지속적으로 돈을 푸는 미국과 통화 가치 하락을 노골적으로 유도하는 일본에 비해 한국에는 유동성 강화책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특히 엔화 약세로 한국 수출기업의 실적 전망이 어두워진 만큼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려 금융시장에 활력을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확보를 위해서도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추경의 상당 부분을 국채 발행으로 조달할 공산이 크기 때문에 비용 축소를 위해서라도 한은이 금리 인하로 정부 정책에 협조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또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로 크게 낮춘 상황이어서 경기에 대한 진단도 밝지 않았다.

그러나 한은이 예상 외로 경기를 회복세로 판단하자 주식시장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강현기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보통 기준금리 동결 결정으로 크게 반응하지 않는데, 최근에는 투자자들이 기준금리 인하를 전제하고 거래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장의 반응이 컸다”고 분석했다.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가 꺾인 탓에 코스피는 당분간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강 연구원은 “최근 미국 경기 지표가 다시 둔화했고 유럽도 금융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경기가 소강 국면에 있다고 봐야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다시 동결한 것은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돈을 안 풀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기 때문에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채권 금리 단기적 상승 불가피”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함에 따라 이날 채권 금리는 급등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채권 시장에 이미 반영돼 금리가 큰 폭으로 내린 상황이어서 금리 되돌림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시장에서 관례적으로 통용되는 지표물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15% 포인트 오른 연 2.63%를 나타냈다.

장기물인 국고채 30년물 금리도 연 3.22%로 전 거래일보다 0.10% 포인트 오르는 등 장단기물 금리가 0.10∼0.15% 포인트 상승했다.

나정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 시장 전문가 대부분이 이달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했다”면서 “그런데 동결이 됐으니 채권 금리가 당분간 크게 조정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 금리는 최근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사상 최저인 연 2.44%까지 내려가는 등 초강세를 보였다.

북한 리스크 등으로 금리가 조금 오르기는 했지만, 전날에도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2.48%로 여전히 기준금리(연 2.75%)보다 많이 낮았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시장에 먼저 반영돼 국고채 3년물 금리 등이 사상 최저를 기록한 것”이라면서 “단기적인 금리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채권 금리 상승이 중장기적으로 지속할 것으로는 보지 않았다.

북한 리스크와 엔화 약세, 세계 경기 회복 불확실성 등으로 한국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여전히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박혁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내린 금리가 조정을 받겠지만 채권 금리가 추세적으로 상승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채권 금리는 경기 회복세와 맞물리면서 상승하는 데 2분기 미국 경제지표가 안 좋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등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이 여전히 없다”며 “이에 따라 금리 상승은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홍철 연구원도 “비록 이번 달에 기준금리가 동결됐지만 정부가 경기부양에 나서면서 한국은행에 기준금리 인하 압력을 주고 있기 때문에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