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매장 현금 5만원 지급…온라인 ‘1000원 폰’ 유통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4 출시를 앞두고 이동통신 시장 보조금 경쟁이 재점화됐다.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반복되는 구형 모델 밀어내기 전략으로 추정되지만 현금을 얹어주는 ‘마이너스폰’까지 등장했다.
무제한 요금을 잇따라 선보이며 보조금 경쟁을 지양하겠다던 이통사들의 선언이 무색할 지경이다.
23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서 번호 이동 조건으로 출고가 79만 9700원인 갤럭시S3를 채택하면 가입자에게 돈을 받는 대신 오히려 현금 5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특정 이동통신사로 번호 이동을 하면서 7만원대 요금제와 데이터 공유 요금제를 선택하는 조건이다.
유사한 조건으로 인기 모델인 ‘갤럭시노트2’(출고가 99만원)는 21만원에 구매 가능하다. 보조금으로만 78만원이 지급되는 셈이다.
‘옵티머스 뷰2’는 현금 지급액이 12만원에 이른다. 출고가 69만 9600원보다 많은 82만원의 보조금이 지급됐다. 이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설정한 보조금 상한액인 27만원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1000원폰’도 대거 유통되고 있다.
휴대전화 전문 커뮤니티 등에서 지난 주말부터 갤럭시팝, 옵티머스 LTE3, 베가 넘버6 등 올해 출시된 모델들이 1000원에 나왔다. 온라인 스마트폰 판매점의 과잉 보조금 지급을 신고하면 포상하는 ‘폰파라치’ 신고를 우려해 유튜브 링크를 통해 할부원금을 안내하는 방식까지 등장했다. 화면캡처가 불가능하고 링크된 파일을 지워서 증거를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이날 이통 3사의 영업 담당 임원을 긴급 소집해 “지난 주말 시장 과열 양상이 나타났으니 보조금 경쟁을 자제하라”고 경고했다.
방통위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인 20∼22일 휴대전화 번호이동 건수는 11만 6055건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4만건 이상의 번호이동이 발생한 것으로, 방통위의 시장과열 판단 기준인 하루 2만 4000건을 훌쩍 넘는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2013-04-24 2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