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어디로] 입주사 “2조 8000억 피해 … 정·경 분리 사태 풀어야”

[개성공단 어디로] 입주사 “2조 8000억 피해 … 정·경 분리 사태 풀어야”

입력 2013-04-30 00:00
수정 2013-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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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기업들 반응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우리 기업들의 피해는 2조 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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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기업협회 관계자들이 29일 서울 중구 무교동 협회 사무실에서 개성공단 남측 근로자들의 철수 이후 대책과 관련한 논의를 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개성공단기업협회 관계자들이 29일 서울 중구 무교동 협회 사무실에서 개성공단 남측 근로자들의 철수 이후 대책과 관련한 논의를 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또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60~70% 안팎이 개성공단에서 제품의 100% 생산하고 있어 이들의 피해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개성공단기업협회에 따르면 입주기업 123곳 가운데 103곳의 피해상황을 집계한 결과, 피해액이 2조 8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는 123곳의 피해현황 조사가 끝나는 대로 정부에 구체적인 보전 대책을 요청할 계획이다. 개성공단기업협회 관계자는 “원청업체가 공단에 있는 임가공업체에 원부자재를 보내고 완제품을 받을 때 수출·수입신고서를 작성하는 데 이를 토대로 폐해 금액을 산정했다”며 “사업을 정리하더라도 3개월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가정 하에 발생한 원가손실, 원부자재, 완제품, 공장설비 등을 모두 합쳐 보니 2조 8000억원으로 가집계됐다”고 말했다.

원청업체의 입주기업에 대한 손해배상 압박도 커지고 있다. 연 매출이 20억원에 불과한 한 입주기업은 지난주 거래처로부터 24억 70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요구를 받기도 했다. 협회 관계자는 “원청업체가 판매가 기준으로 배상을 요구하면 피해액이 4∼5배로 불어난다”고 말했다.

유창근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은 29일 입주기업 사업 재개에도 유효기간이 있다고 강조했다.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기계 설비에도 문제가 생기지만 바이어가 이탈하기 때문에 개성공단의 가치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유 부회장은 “이미 부품 소재 업체 한 곳은 바이어 요청으로 중국 이전을 결정했으며 클레임이 들어오는 업체도 늘고 있다”고 토로했다.

입주기업들은 사태 해결을 위해 무엇보다 개성공단과 남북 갈등 문제를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유 부회장은 “이번 사태는 금강산과 달리 개성공단으로 빚어진 갈등이 아니기 때문에 남과 북이 서로 입장을 명확히 하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면서 “경제 문제인 개성공단을 정상화하고 정치 문제는 따로 푸는 ‘투트랙’ 전략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 섬유생산 업체 대표는 “천안함 사태 때도 가동을 멈추지 않았는데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왔는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거래처로부터 손해배상 청구가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공단에 남아 있는 완제품 2만장과 반제품 10만장 등 100억원 상당을 물어줘야 할지도 모른다”고 걱정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2013-04-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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