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 연령대 인구 절반이 국민연금의 잠재적 사각지대에 해당하고,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절반가량이 고용·산재보험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민연금 가입률은 외국 공적연금과 비교할 때 확연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각지대 문제에 주로 해당하는 계층은 비정규직 근로자였다.
3일 한국재정학회와 한국조세연구원이 주최한 ‘복지사각지대 현황과 해결방안’ 세미나에서는 이러한 연금·보험 사각지대의 실태와 개선 방안이 폭넓게 논의됐다.
◇ 근로연령대 인구 절반이 국민연금 ‘잠재적 사각지대’
김원섭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국민연금 사각지대와 해소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근로 연령대인 18∼59세 인구 3천279만3천명 중 51.4%인 1천685만6천명이 국민연금 잠재적 사각지대에 있다고 분석했다.
이 중에는 국민연금에서 기본적으로 배제되는 학생과 전업주부 등 비경제활동 인구 1천61만1천명(32.3%), 강제 가입 대상이 아닌 협업 배우자와 가족 종사자 82만8천명(2.5%) 등 국민연금 미가입자가 큰 비율을 차지한다.
김 교수는 가입자 중에서도 기초생활수급자 등 보험료 납부를 면제받는 납부예외자 490만명(14.9%), 미납자 51만7천명(1.6%)은 사각지대에 포함해 추산했다.
분석에 따르면 사각지대를 이루는 계층은 주로 비정규직 근로자와 무등록 영세 자영업자다. 이 중에서도 비정규직 근로자가 대부분일 것으로 김 교수는 추정했다.
사각지대 발생 요인으로는 ▲지역가입자에 대한 소득파악 곤란 ▲국민연금 재정 및 기금 불안에 따른 불신 ▲저소득층의 보험료 부담에 따른 가입 기피 ▲경제활동참가율이 상대적으로 낮고 비정규직의 비율이 높은 열악한 노동시장 구조 등을 꼽았다.
김 교수는 선진 외국의 공적연금제도와 한국의 국민연금을 비교하면 사각지대의 심각성이 더욱 확연히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경제활동인구 기준으로 볼 때 한국의 국민연금 가입률(2011년 기준)은 64.9%다. 이는 외국의 공적연금 가입률이 대개 85% 이상인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세계은행이 집계한 OECD 국가 강제가입연금에서의 경제활동인구 대비 보험료납부자 비중으로 따져봐도 한국은 58.8%로 스위스(99%), 네덜란드(94%), 일본(94%), 영국(94%), 미국(91%) 등에 크게 뒤진다.
김 교수는 잠재적 사각지대 문제가 현세대와 미래세대의 노인 중 연금을 받지 못하거나 낮은 액수의 연금을 받을 우려가 높은 ‘급여 사각지대’로 이어져 노인 빈곤 문제를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 고용·산재보험 사각지대 문제도 ‘위험’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의 사각지대도 국민연금 사각지대 못지않게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인덕 공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고용 및 산재보험 사각지대 해소방안’ 보고서에서 경제활동인구 중 53.4%인 1천340만8천명이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취업자 중에서는 비임금근로자 689만7천명, 임금근로자 중 고용보험 미가입자 583만7천명이 사각지대에 있다. 여기에 실업자 중 실업급여를 신청한 사람을 제외한 67만4천명을 더해 총 사각지대 인구가 추산됐다.
사각지대 중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임금근로자의 경우 비정규직 근로자와 소규모 사업장의 고용보험 미가입 문제가 두드러진다.
2012년 기준으로 임금근로자의 66.5%만이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다. 이중 정규직 가입률 78.3%는 비정규직 가입률 45%를 훨씬 웃돈다.
사업장 규모 기준으로 보면 2011년도 300인 이상 사업장의 가입률은 97.2%였으나 5인 미만 사업장은 56.8%였다.
최 교수는 “고용보험 가입률은 비정규직이면서 저소득인 계층에서도 서비스종사자와 판매종사자, 단순노무종사자, 그리고 5인 미만 영세 사업장에서 특히 저조하다”고 분석했다.
산재보험의 경우 전체 사업장 중 174만7천109개(52.1%), 전체 종사자 중 344만8천280명(45%)이 미가입 상태의 사각지대라고 최 교수는 추정했다.
2011년 기준으로 볼 때 정규직 근로자의 산재보험 가입률은 96.8%지만 비정규직은 94.2%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사업장 규모로 보면 5인 미만 사업장의 가입률(84.3%)이 전체 평균(96.3%)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 교수는 고용·산재보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서는 비정규직 종사자에 대한 보험 적용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5인 미만 사업장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대책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사각지대 해소 위한 정책 과제는
임병인 충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4대 사회보험 사각지대의 비판적 고찰과 정책과제’ 보고서를 통해 사각지대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과제를 제시했다.
임 교수는 사회보험의 사각지대를 ‘관련 법령에 의한 해당 사회보험 가입 대상자가 적정한 수준의 보험료를 냈음에도 해당 사회보험이 책임져야 할 고유한 사회적 위험을 보장하지 못하는 경우’로 규정했다.
그는 여기에 근거해 제도적·적용 제외 사각지대에 속하는 사회보험 가입대상을 위해 정책 우선순위를 전면 검토해 재설정해야 한다고 봤다.
또 보험료 체납, 미납, 가입유예 등 자격상실자에 대한 전면 실태조사를 통해 가입대상자의 욕구에 맞는 새로운 보험 상품을 개발하고, 각종 제도 개선 요구 사항을 수용해 관련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회보험 수급액과 관련된 ‘보장의 사각지대’ 해소는 사회보험이 아닌 사회보장 혹은 복지제도 전반적인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국민연금 가입률은 외국 공적연금과 비교할 때 확연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각지대 문제에 주로 해당하는 계층은 비정규직 근로자였다.
3일 한국재정학회와 한국조세연구원이 주최한 ‘복지사각지대 현황과 해결방안’ 세미나에서는 이러한 연금·보험 사각지대의 실태와 개선 방안이 폭넓게 논의됐다.
◇ 근로연령대 인구 절반이 국민연금 ‘잠재적 사각지대’
김원섭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국민연금 사각지대와 해소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근로 연령대인 18∼59세 인구 3천279만3천명 중 51.4%인 1천685만6천명이 국민연금 잠재적 사각지대에 있다고 분석했다.
이 중에는 국민연금에서 기본적으로 배제되는 학생과 전업주부 등 비경제활동 인구 1천61만1천명(32.3%), 강제 가입 대상이 아닌 협업 배우자와 가족 종사자 82만8천명(2.5%) 등 국민연금 미가입자가 큰 비율을 차지한다.
김 교수는 가입자 중에서도 기초생활수급자 등 보험료 납부를 면제받는 납부예외자 490만명(14.9%), 미납자 51만7천명(1.6%)은 사각지대에 포함해 추산했다.
분석에 따르면 사각지대를 이루는 계층은 주로 비정규직 근로자와 무등록 영세 자영업자다. 이 중에서도 비정규직 근로자가 대부분일 것으로 김 교수는 추정했다.
사각지대 발생 요인으로는 ▲지역가입자에 대한 소득파악 곤란 ▲국민연금 재정 및 기금 불안에 따른 불신 ▲저소득층의 보험료 부담에 따른 가입 기피 ▲경제활동참가율이 상대적으로 낮고 비정규직의 비율이 높은 열악한 노동시장 구조 등을 꼽았다.
김 교수는 선진 외국의 공적연금제도와 한국의 국민연금을 비교하면 사각지대의 심각성이 더욱 확연히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경제활동인구 기준으로 볼 때 한국의 국민연금 가입률(2011년 기준)은 64.9%다. 이는 외국의 공적연금 가입률이 대개 85% 이상인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세계은행이 집계한 OECD 국가 강제가입연금에서의 경제활동인구 대비 보험료납부자 비중으로 따져봐도 한국은 58.8%로 스위스(99%), 네덜란드(94%), 일본(94%), 영국(94%), 미국(91%) 등에 크게 뒤진다.
김 교수는 잠재적 사각지대 문제가 현세대와 미래세대의 노인 중 연금을 받지 못하거나 낮은 액수의 연금을 받을 우려가 높은 ‘급여 사각지대’로 이어져 노인 빈곤 문제를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 고용·산재보험 사각지대 문제도 ‘위험’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의 사각지대도 국민연금 사각지대 못지않게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인덕 공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고용 및 산재보험 사각지대 해소방안’ 보고서에서 경제활동인구 중 53.4%인 1천340만8천명이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취업자 중에서는 비임금근로자 689만7천명, 임금근로자 중 고용보험 미가입자 583만7천명이 사각지대에 있다. 여기에 실업자 중 실업급여를 신청한 사람을 제외한 67만4천명을 더해 총 사각지대 인구가 추산됐다.
사각지대 중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임금근로자의 경우 비정규직 근로자와 소규모 사업장의 고용보험 미가입 문제가 두드러진다.
2012년 기준으로 임금근로자의 66.5%만이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다. 이중 정규직 가입률 78.3%는 비정규직 가입률 45%를 훨씬 웃돈다.
사업장 규모 기준으로 보면 2011년도 300인 이상 사업장의 가입률은 97.2%였으나 5인 미만 사업장은 56.8%였다.
최 교수는 “고용보험 가입률은 비정규직이면서 저소득인 계층에서도 서비스종사자와 판매종사자, 단순노무종사자, 그리고 5인 미만 영세 사업장에서 특히 저조하다”고 분석했다.
산재보험의 경우 전체 사업장 중 174만7천109개(52.1%), 전체 종사자 중 344만8천280명(45%)이 미가입 상태의 사각지대라고 최 교수는 추정했다.
2011년 기준으로 볼 때 정규직 근로자의 산재보험 가입률은 96.8%지만 비정규직은 94.2%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사업장 규모로 보면 5인 미만 사업장의 가입률(84.3%)이 전체 평균(96.3%)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 교수는 고용·산재보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서는 비정규직 종사자에 대한 보험 적용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5인 미만 사업장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대책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사각지대 해소 위한 정책 과제는
임병인 충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4대 사회보험 사각지대의 비판적 고찰과 정책과제’ 보고서를 통해 사각지대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과제를 제시했다.
임 교수는 사회보험의 사각지대를 ‘관련 법령에 의한 해당 사회보험 가입 대상자가 적정한 수준의 보험료를 냈음에도 해당 사회보험이 책임져야 할 고유한 사회적 위험을 보장하지 못하는 경우’로 규정했다.
그는 여기에 근거해 제도적·적용 제외 사각지대에 속하는 사회보험 가입대상을 위해 정책 우선순위를 전면 검토해 재설정해야 한다고 봤다.
또 보험료 체납, 미납, 가입유예 등 자격상실자에 대한 전면 실태조사를 통해 가입대상자의 욕구에 맞는 새로운 보험 상품을 개발하고, 각종 제도 개선 요구 사항을 수용해 관련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회보험 수급액과 관련된 ‘보장의 사각지대’ 해소는 사회보험이 아닌 사회보장 혹은 복지제도 전반적인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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