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상황엔 ‘관록경영’…박 대통령 동갑 52년생 부각
올해 국내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평균 연령이 작년보다 0.7세 높아진 58.0세로 나타났다.기업들이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 신사업에 대한 도전보다는 경륜을 바탕으로 한 기존 사업의 안정화와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기업분석 전문업체 한국CXO연구소는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어치로부터 의뢰를 받아 조사한 결과 국내 1천대 상장사 대표이사 1천262명의 평균 연령은 58.0세로 집계됐다고 21일 밝혔다.
1천대 기업 CEO 평균 연령은 2009년 57.0세에서 2010년 56.6세로 낮아졌다 2011년 57.4세, 2012년 57.3세로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4대 그룹 상장사 CEO의 연령도 2009년 55.6세→2010년 56.2세→2011년 56.1세→2012년 56.9세→2013년 57.2세로 점차 높아졌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58.1세로 작년보다 1.2세, 삼성그룹이 57.1세로 0.3세 높아졌다.
LG그룹은 59.0세로 전년보다 0.1세 낮아졌고 SK그룹은 전년과 동일한 54.6세로 조사됐다.
1천대 기업 CEO 1천262명 가운데 1950년대 출생자가 49.8%인 628명으로 가장 많았는데 이중에서도 50년대 전반부(50∼54년)에 해당하는 ‘오전(五前)’ CEO는 327명, 50년대 후반부(55∼59년생)에 속하는 ‘오후(五後)’ 기업가는 301명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오전’ 및 ‘오후’ CEO 간에 50명가량의 차이를 보이다 올해 26명으로 좁혀진 것 또한 재계 주도권이 점차 50년대 후반부로 넘어가는 흐름을 보여주는 수치다.
출생연도별로는 52년과 53년 출생자가 각각 83명으로 가장 많았다.
두 연령대를 지칭하는 ‘오이삼(523) CEO’는 2009년부터 5년간 국내 재계를 움직이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어 다소 특별한 세대로 꼽힌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과 같은 연령대인 52년생 기업가들은 올해는 53년생에 밀려 점진적 퇴진이 예상됐으나 여전히 53년생과 함께 쌍두마차 체제를 유지했다.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 기아자동차 이형근 부회장, 현대중공업 이재성 사장, LG화학 박진수 사장, 효성 이상운 부회장 등이 대표적인 52년생 전문경영인이고, 53년생 중에서는 삼성생명 박근희 부회장, 대한항공 지창훈 사장, 현대상선 유창근 사장, 한화케미칼 방한홍 대표이사, LG생활건강 차석용 부회장 등이 맹활약하고 있다.
50년대 출생자 다음으로 40년대 21.4%(전년대비 1.2%포인트 감소), 60년대 20.2%(1.2%포인트 증가), 70년대 이후 5.4%(0.3%포인트 증가), 30년대 이전 3.3%(전년 동일)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60년대 이후 젊은 CEO가 조금씩 늘어나는 양상이다.
한상신 유니코써어치 대표는 “올해 재계는 어려운 기업 환경으로 인해 ‘관록 경영’을 선택했지만 경영권 승계작업을 마친 60∼70년대생 재계 2∼3세의 ‘패기 경영’도 실험대에 올랐다”며 “젊은 CEO의 등장으로 미등기임원 연령도 다소 낮아지는 추세에 있다”고 말했다.
1천대 기업 CEO 가운데 최연장자는 1922년에 태어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박승복 샘표식품 회장이었고 최연소는 1982년생 류기성 경동제약 대표이사로 나타났다.
업종에 따라서도 연령 편차가 있었다. 운수업(63.2세), 건설업(60.4세), 제약업(60.2세), 제지업(59.6세) CEO의 연령은 다소 높은 반면 정보서스비업(54.0세), 패션업(54.2세) 등은 비교적 젊은 편에 속했다. 전자업(57.0세), 화학업(57.4세), 식품업(58.1세), 자동차업(58.6세)은 평균 수준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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