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 대비하자”…외국인 통안채 매수 급증

“금리상승 대비하자”…외국인 통안채 매수 급증

입력 2013-05-22 00:00
수정 2013-05-22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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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5월 통안채 순매수 비중 전체 90% 육박

최근 들어 외국인의 통안채 순매수 규모가 눈에 띄게 급증하고 있다.

이번 달 외국인이 국내 채권시장에서 순매수한 전체 채권 중 90%가량이 통안채였다. 통안채 순매수 규모만 이미 3조9천억원을 넘어섰다.

채권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국내 채권시장의 금리가 상승할 것에 대비, 국채보다 만기가 짧으면서 유동성도 풍부한 통안채를 사들이는 것으로 분석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외국인이 국내 채권시장에서 총 3조9천480억원 규모의 통안채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전체 채권 순매수 규모가 약 4조5천360억원임을 감안하면, 통안채 순매수 비중이 전체의 87%에 달하는 셈이다.

작년 동기 및 전월 상황과 비교하면 최근 외국인의 통안채 매수 급증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달 외국인이 국내 채권시장에서 사들인 통안채 순매수 규모는 2조460억원.

전월 외국인의 전체 채권 순매수에서 통안채가 차지하는 비중도 45%에 그쳤다.

심지어 작년 동기(2012년 5월 1∼20일)에는 외국인이 국내 채권시장에서 2천530억원 규모의 통안채를 순매도했었다.

반면 이번 달 외국인의 국고채 순매수 규모는 급감했다.

지난 1∼20일 외국인이 국내 채권시장에서 순매수한 국고채 규모는 5천880억원에 그쳤다. 국채 순매수 비중도 전체의 13%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달 외국인이 전체 채권 순매수 금액의 61%에 달하는 규모(총 2조7천450억원)로 국고채를 사들인 것과 대조적이다.

이번 달 들어 외국인의 통안채 순매수 비중이 급증한 것은, 외국인이 보유한 채권 상당 부분의 만기가 다음 달에 도래한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현재 외국인이 보유한 채권(국고채와 통안채) 가운데 6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 규모는 약 9조4천440억원이다.

만기가 도래하면 해당 국고채 상환에 따른 대규모 원리금이 발생한다.

그때 가서 외국인이 이 원리금을 한꺼번에 채권시장에 재투자하면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다음 달 원리금 발생을 앞두고 이번 달부터 미리 통안채를 사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의 관심은 특히 외국인의 매수세가 다른 채권도 아닌 통안채에 집중된 배경에 쏠려 있다.

채권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국내 채권시장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 국고채보다 만기가 짧은 통안채의 매수 규모를 늘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는 장기물이 단기물보다 더 크기 때문에 금리 상승이 예상되면 보유한 채권의 가중평균만기(듀레이션)를 축소해야 유리하다.

따라서 외국인도 포트폴리오 내 만기가 짧은 통안채 비중을 키워 듀레이션을 축소하고자 통안채 매수에 열을 올린다는 분석이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특히 통안채는 상대적으로 만기가 짧아 금리 변동 리스크가 크지 않으면서도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 적절한 시점에 손쉽게 사고팔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외국인의 통안채 매수 급증이 금리 상승 전망에서 비롯된 현상인 만큼, 채권시장에서는 부정적 재료로 해석되고 있다.

박혁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비관적인 인식과 함께 외국인들의 통안채 매수 비중 상승은 우려스러운 현상”이라면서 “외국인의 이 같은 포트폴리오 변화가 다른 투자주체들의 변화로 확산될 지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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