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기를 부양하고 금융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연달아 각종 대책과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경기침체가 장기화하자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시중 실세금리의 인하를 유도하고 부동산 시장에서는 취득세 감면 등을 비롯한 ‘4·1대책’으로 거래 활성화를 꾀했지만 금리는 오히려 급등세를 보였고 부동산은 여전히 ‘거래절벽’ 상태다.
오히려 시장에서는 정부의 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정책목표와 정반대로 움직이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정부 대책의 실효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 기준금리 인하 후 시중금리 오히려 급등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한 지 2개월이 지났지만 채권 시장에서 금리는 오히려 급등했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2일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2.86%로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내린 5월 9일(연 2.55%)과 비교하면 0.31%포인트가 상승했다.
국고채 20년물과 30년물의 금리도 각각 연 3.59%, 연 3.69%로 금리 인하 시점보다 0.57%포인트, 0.58%포인트씩 올랐다. 회사채 무보증 3년물(AA-)도 연 3.33%로 2개월 만에 0.42%포인트 상승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는 시중 실세 금리의 인하를 유도함으로써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목적이 크지만 실제 금융시장에서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나 ‘약발’이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경기개선 기대감이 반영되며 금리가 상승 기조를 보이던 시점이어서 한은이 굳이 금리 인하를 하는 것이 맞느냐는 시각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시장은 동결을 예상했는데 ‘깜짝 인하’를 단행해 한은 통화정책의 불통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 회사채 지원 방안에도 신용 스프레드 확대
지난 8일엔 금융위원회가 회사채 시장 안정대책을 내놓았지만 회사채의 신용 스프레드(금리 격차)는 오히려 커졌다.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종가 기준으로 AA-등급의 회사채 장단기(5년물-3년물) 스프레드는 31bp(1bp=0.01%포인트)로 지난 4일 이후 일주일 만에 1bp 확대됐다.
AAA와 AA+ 등급의 5년물-3년물 스프레드는 각각 24bp와 23bp로 전주보다 2bp씩 커졌다. A+와 A0 등급에서도 장단기 스프레드가 지난주와 비교해 각각 1bp씩 확대됐다.
금융위원회는 8일 회사채 시장 정상회를 위해 6조4천억원을 긴급 투입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이번 지원으로 우량등급 회사채의 신용 스프레드가 일시적으로나마 축소되는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지만 기대는 여지없이 깨졌다.
강수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구조조정 기업 발표가 있은데다가 기업들의 반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업 신용등급·전망의 대거 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에 신용위험과 관련한 시장의 우려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 ‘4·1 부동산 대책’에도 거래 다시 급감
정부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 4·1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취득세 감면 혜택이 종료되자 또다시 거래가 급격히 감소하며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12일 기준으로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4·1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기 직전인 지난 3월 29일 대비 0.43% 하락했다.
1기 신도시(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와 수도권(1기 신도시 제외한 경기도)의 아파트 매매가격도 0.13%, 0.33%씩 떨어졌다.
특히 지난달 말 취득세 감면 혜택이 종료된 이후 매수 심리가 얼어붙어 거래뿐만 아니라 매수 문의조차 종적을 감췄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부동산 대책 발표 직전과 비교할 때 서울의 아파트 전세는 1.66% 상승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정부의 대책 이후 거래량은 늘어났지만 만성적인 수요부족 문제는 계속 해소되지 않아 아파트 가격이 오르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 증권업계 대책 나와도 업계 위기감은 최고조
정부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것은 지난 5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증권사 영업 활력 제고방안’도 마찬가지다.
금융위가 발표한 방안은 증권업계의 위기 극복을 위해 복수 증권사 설립을 허용함으로써 특화된 사업모델을 갖추도록 유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대책이 발표된 지 2개월이 지나도록 복수 증권사를 설립하겠다는 신청은 한 건도 없고 증권업계의 반응도 썰렁한 상태다.
특화 증권사 설립이나 분사는 중장기 성장 계획에 따라 추진해나가야 할 사안이지만 증권업계는 적자 누적과 영업 부진, 주가 하락 등으로 인해 당장 올 하반기와 내년 영업이 불투명한 위기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최공필 금융연구원 상임 자문위원은 “시장에 대한 정부의 태도가 오락가락하는 게 문제”라면서 “정부가 시장에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식의 정책이 아니라 일관성있는 경제적 입장을 확립하고 시장과 소통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정부는 경기침체가 장기화하자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시중 실세금리의 인하를 유도하고 부동산 시장에서는 취득세 감면 등을 비롯한 ‘4·1대책’으로 거래 활성화를 꾀했지만 금리는 오히려 급등세를 보였고 부동산은 여전히 ‘거래절벽’ 상태다.
오히려 시장에서는 정부의 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정책목표와 정반대로 움직이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정부 대책의 실효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 기준금리 인하 후 시중금리 오히려 급등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한 지 2개월이 지났지만 채권 시장에서 금리는 오히려 급등했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2일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2.86%로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내린 5월 9일(연 2.55%)과 비교하면 0.31%포인트가 상승했다.
국고채 20년물과 30년물의 금리도 각각 연 3.59%, 연 3.69%로 금리 인하 시점보다 0.57%포인트, 0.58%포인트씩 올랐다. 회사채 무보증 3년물(AA-)도 연 3.33%로 2개월 만에 0.42%포인트 상승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는 시중 실세 금리의 인하를 유도함으로써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목적이 크지만 실제 금융시장에서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나 ‘약발’이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경기개선 기대감이 반영되며 금리가 상승 기조를 보이던 시점이어서 한은이 굳이 금리 인하를 하는 것이 맞느냐는 시각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시장은 동결을 예상했는데 ‘깜짝 인하’를 단행해 한은 통화정책의 불통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 회사채 지원 방안에도 신용 스프레드 확대
지난 8일엔 금융위원회가 회사채 시장 안정대책을 내놓았지만 회사채의 신용 스프레드(금리 격차)는 오히려 커졌다.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종가 기준으로 AA-등급의 회사채 장단기(5년물-3년물) 스프레드는 31bp(1bp=0.01%포인트)로 지난 4일 이후 일주일 만에 1bp 확대됐다.
AAA와 AA+ 등급의 5년물-3년물 스프레드는 각각 24bp와 23bp로 전주보다 2bp씩 커졌다. A+와 A0 등급에서도 장단기 스프레드가 지난주와 비교해 각각 1bp씩 확대됐다.
금융위원회는 8일 회사채 시장 정상회를 위해 6조4천억원을 긴급 투입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이번 지원으로 우량등급 회사채의 신용 스프레드가 일시적으로나마 축소되는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지만 기대는 여지없이 깨졌다.
강수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구조조정 기업 발표가 있은데다가 기업들의 반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업 신용등급·전망의 대거 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에 신용위험과 관련한 시장의 우려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 ‘4·1 부동산 대책’에도 거래 다시 급감
정부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 4·1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취득세 감면 혜택이 종료되자 또다시 거래가 급격히 감소하며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12일 기준으로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4·1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기 직전인 지난 3월 29일 대비 0.43% 하락했다.
1기 신도시(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와 수도권(1기 신도시 제외한 경기도)의 아파트 매매가격도 0.13%, 0.33%씩 떨어졌다.
특히 지난달 말 취득세 감면 혜택이 종료된 이후 매수 심리가 얼어붙어 거래뿐만 아니라 매수 문의조차 종적을 감췄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부동산 대책 발표 직전과 비교할 때 서울의 아파트 전세는 1.66% 상승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정부의 대책 이후 거래량은 늘어났지만 만성적인 수요부족 문제는 계속 해소되지 않아 아파트 가격이 오르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 증권업계 대책 나와도 업계 위기감은 최고조
정부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것은 지난 5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증권사 영업 활력 제고방안’도 마찬가지다.
금융위가 발표한 방안은 증권업계의 위기 극복을 위해 복수 증권사 설립을 허용함으로써 특화된 사업모델을 갖추도록 유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대책이 발표된 지 2개월이 지나도록 복수 증권사를 설립하겠다는 신청은 한 건도 없고 증권업계의 반응도 썰렁한 상태다.
특화 증권사 설립이나 분사는 중장기 성장 계획에 따라 추진해나가야 할 사안이지만 증권업계는 적자 누적과 영업 부진, 주가 하락 등으로 인해 당장 올 하반기와 내년 영업이 불투명한 위기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최공필 금융연구원 상임 자문위원은 “시장에 대한 정부의 태도가 오락가락하는 게 문제”라면서 “정부가 시장에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식의 정책이 아니라 일관성있는 경제적 입장을 확립하고 시장과 소통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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