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2년…세계경제 아직 ‘허우적’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2년…세계경제 아직 ‘허우적’

입력 2013-08-04 00:00
수정 2013-08-04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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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일본은 양적완화로 경제회복, 이젠 출구전략 고심반면 유럽ㆍ한국ㆍ중국 등 신흥국들은 저성장 진행중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AAA’에서 ‘AA+’로 강등된 지 오는 5일(현지시간)로 2년이 된다.

리먼브러더스 파산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면 70년 만의 미국 국가 신용등급 강등은 선진국 재정위기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계기였다.

이후 2년간 재정위기 진원지인 유럽과 그 여파를 받은 한국, 중국 등 신흥국은 저성장의 늪에서 허우적거렸다.

미국과 일본은 양적완화를 통해 경기 회복에 나섰지만 이제 출구전략을 고심해야 할 상황이다. 출구전략 이후 경제 불확실성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은행,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세계 경제성장률은 2010년 4.0%에서 2011년 2.8%로 급락한 데 이어 작년에는 2.2%로 하락했다. 올해도 3% 안팎에 그칠 전망이다.

세계 경제가 이처럼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재정위기가 심각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각국 정부의 재정적자가 심해지며 나라 곳간이 비어갔고 우려가 갈수록 증폭됐다.

그러던 중 ‘슈퍼파워’를 자랑하던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2011년 8월 5일 70년 만에 강등되는 사태가 터졌고 이는 전 세계가 재정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계기가 됐다.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1941년 이후 최고 수준을 유지한 미국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조정했다. 미국 정부가 재정적자를 줄이는 조치가 미흡했다는 이유에서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장은 “유럽 재정위기가 발생하며 전 세계가 재정이라는 부문에 관심을 많이 두게 됐는데 미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되자 미국도 유럽처럼 안전한 곳이 아니라는 인식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미국 경제성장률은 2010년 2.5%에서 2011년 1.8%로 떨어졌고 일본은 2010년 4.7%에서 2011년 -0.6%로 추락했다.

재정위기 진앙지인 유럽과 선진국 영향을 받은 한국, 중국 등 신흥시장의 경제는 계속 하향 곡선을 그렸다.

유로존 경제성장률은 2010년 2.0%에서 2011년 1.4%로 하락한 데 이어 작년에는 -0.6%로 뒷걸음질쳤다.

한국 경제성장률은 2010년 6.3%에서 2011년 3.7%로 하락한 데 이어 작년 2.0%로 떨어졌고 중국은 2010년 10.4%에서 2011년 9.3%로 하락한 데 이어 작년(7.8%)에는 8%선이 깨졌다.

그러나 유럽과 한국, 중국 등 신흥국이 저성장의 늪에서 허우적거린 것과 달리 미국과 일본은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경기회복에 나섰고 효과를 톡톡히 봤다.

미국 경제성장률이 2011년 1.8%에서 작년 2.8%로 올랐고 일본은 2011년 -0.6%에서 작년 1.9%로 높아졌다.

미국은 작년 9월부터 매달 850억 달러 어치의 채권을 사들이는 3차 양적완화를 진행 중이고 일본도 ‘아베노믹스’를 계속 펼치고 있다.

이 때문에 엔·달러 환율은 미국 국가 신용등급 강등 당시 78엔대였던 것이 최근에는 100엔을 오르내리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경기회복 움직임으로 주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신용등급 강등일인 2011년 8월 5일 11,444.61에서 이달 2일 15,658.36으로 36.8% 올랐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일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에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9,299.88에서 14,466.16로 55.6%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에 한국 코스피는 1,943.75에서 1,923.38로 1.0% 하락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626.42에서 2,029.42로 22.7% 떨어졌다.

미국과 일본이 돈을 풀어서 경기회복을 이뤄왔지만, 이제는 출구전략을 고민하는 상황이다. 출구전략이 본격화되면 세계 경제는 다시 한번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과 일본이 양적완화를 계속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출구전략 이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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