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왜 이러나…한화증권서 횡령 사건

증권사들 왜 이러나…한화증권서 횡령 사건

입력 2013-08-29 00:00
수정 2013-08-29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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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대투 이어 또 금융사고 금감원, 전 증권사에 자체 점검 주문

최근 증권사들에서 금융사고가 잇따라 터져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터지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직원이 회사 몰래 투자자들의 자금을 관리하다가 사고가 나자 잠적했는가 하면 이번에는 한화투자증권에서 직원이 고객 돈을 횡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증권사 직원들이 시장 침체로 경쟁이 더욱 심해지자 탈법, 편법을 동원하려는 유혹에 더욱 빠지기 쉬운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다시 한번 전체 증권사에 공문을 보내 횡령 사건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통제에 대한 자체 점검을 주문했다.

◇ 한화투자증권 직원 고객돈 수억 횡령

29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 A지점 직원이 올해 3월부터 수개월간 고객 돈 2억5천만원 가량을 횡령한 사실이 자체 감사에서 적발됐다.

이 직원은 고객이 맡긴 계좌의 비밀번호를 알고서 돈을 인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피해가 확인된 고객은 1명이지만 한화투자증권은 추가 피해 계좌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횡령액은 피해 고객에게 전액 보전된 상태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이 직원이 문제가 된 고객 외에 다른 고객의 계좌에도 손을 댔는지 조사 중”이라며 “조사가 다 이뤄지면 징계를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보통 금융회사에서 고객 돈을 횡령하는 사건이 발생하면 해직 수준의 징계가 내려진다.

이번 횡령 건은 증권사에서 고객에게 통보되는 잔액통보에서 이상한 점이 발견되자 고객들이 회사에 항의했고 이후 자체 감사를 벌여 적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금융감독원에 금융사고 사실을 통보했고 금감원은 증권사에 감사 결과와 내부통제 등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점검 결과를 통보하도록 주문했다.

금감원은 또 전체 증권사에 공문을 보내 자체 지점들을 대상으로 점검을 시행할 것을 지시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 직원들이 고객들에게서 증권카드나 비밀번호, 인감 등을 받아서 거래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 경우 횡령 사건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예방 차원에서 자체 점검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 증시침체에 모럴해저드 우려 커져

증권업계가 불황으로 침체의 늪에 빠지다 보니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에 대한 우려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경기 부진으로 증권사 실적이 좋지 않고 경쟁이 심해지다 보니 이 과정에서 불법·편법을 동원한 사건·사고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

최근 하나대투증권 삼성동지점에 근무하던 B차장이 1년간 개인적으로 고객들 돈을 모아 투자를 하다가 100억원대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져 업계에 큰 충격을 줬다.

B차장은 사고가 터지자 자살을 시도해 병원 중환자실로 실려갔다가 퇴원한 후 잠적, 연락이 끊긴 상태다.

금감원은 해당 점포를 찾아 관련 계좌를 추적하는 등 점검을 벌였고 피해자가 40∼50여명으로 늘어난 상태다.

증권사들의 실적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다 보면 탈법, 편법 등의 무리수를 동원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

요즘처럼 불경기 때는 금융업 종사자에게 유혹의 손길이 뻗치기 쉬우므로 금융회사가 내부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금융당국이 철저한 관리 감독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 사건·사고가 터질 때마다 개인의 책임과 도덕성 결여 문제로만 돌리지 말고 근본적인 시스템상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사고가 터지면 개인의 도덕성 문제로 돌리니까 유사한 사고가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며 “개인과 회사를 엄격하게 제재하는 수단을 강화하고 거래 상황을 매일 감시할 수 있는 내부통제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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