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이어 정준양 회장도 결국 물러나나

이석채 이어 정준양 회장도 결국 물러나나

입력 2013-11-08 00:00
수정 2013-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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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이사회서 거취 표명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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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양 포스코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정준양(65) 포스코 회장이 최근 청와대에 퇴진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7일 “정 회장이 얼마 전 청와대에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석채 KT 회장의 사임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도 “결국 그런 쪽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밝혀 정 회장의 퇴진을 기정사실화했다.

정 회장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초 전임인 이구택 전 회장의 잔여 임기를 채우고 지난해 3월 연임됐다. 원래 임기는 2015년 3월까지다. 하지만 현 정부가 들어선 올 들어 정 회장이 정권 차원의 조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는 말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8월에는 청와대가 직접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는 말이 나돌았고, 9월에는 국세청이 이례적으로 포스코에 대한 특별세무조사에 나서 ‘사퇴 압박용’이란 해석을 낳았다.

정 회장은 이런 과정에서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시종 함구하면서 지난달 초 세계철강협회(WSA)의 제37대 회장에 취임하는 등 평소와 다름없는 행보를 보였다. 특히 정 회장 주변 인사들는 “(정 회장이) 내년 10월까지로 된 WBA 회장 임기에 강한 미련을 보였다”고 전했다. KT 이 회장과 비슷한 시기에 사퇴 압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정 회장은 이 회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기 전까지만 해도 자신을 둘러싼 현재의 상황을 정면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프리카 출장에서 돌아온 이 회장이 자신과 측근들에게까지 강하게 조여오는 검찰 수사에 압박을 느끼고 귀국 하루 만에 전격 사퇴를 발표하자, 이 회장 역시 미련을 버리고 물러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회장은 8일 열리는 포스코 정기 이사회에서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높다. 포스코 관계자는 “청와대에 사의 전달에 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고, 8일 이사회 안건에도 관련된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포스코는 2006년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를 만들었으나, 역대 회장들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되풀이되는 중도 하차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정 회장 역시 국정감사 등에서 무수한 뒷말이 나올 정도로 치열한 내부 경합 끝에 최종 낙점을 받은 바 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2013-11-0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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