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공매도 비중 33%…증권주 주가에 ‘부담’
금융주의 공매도 금지가 해제된 이후 현대증권과 KDB대우증권에 공매도 거래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융주 공매도가 허용된 지난 14일부터 이틀간 유가증권시장 금융주 39개 종목 가운데 현대증권의 공매도 거래량 비중이 33.2%로 가장 높았다.
현대증권의 14∼15일 거래량 339만7천222주 중 112만8천860주가 차입증권 매도 수량이었다. 공매도 거래대금은 모두 63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대우증권의 공매도 비중은 31.0%로 현대증권의 뒤를 이었다. 전체 거래량 779만주 중 112만8천860주가 공매도 물량이다.
대우증권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216억원으로 금융주 가운데 가장 많았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서 파는 것을 뜻한다. 해당 종목 주가가 내려가면 매도가보다 더 싼 가격으로 사들인 뒤 갚아 시세차익을 얻는 투자기법이다.
금융당국은 2008년 10월부터 금융주 공매도를 금지했으나 주식시장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됐다고 보고 금지 조치를 풀었다.
금지 조치가 해제되자 은행, 보험과 달리 업황 부진이 심각한 증권주에 공매도 거래가 몰렸다. 공매도 비중 상위 10개 종목 중 6개 종목이 증권주였다.
한화손해보험은 공매도 비중이 27.4%로 3위에 올랐고 한화투자증권(23.5%), 삼성증권(21.8%), 미래에셋증권(14.2%), 동부화재(12.8%), 삼성화재(10.7%) 순서로 공매도 비중이 높았다.
투자자들은 2분기(2013년 7∼9월) 영업적자를 기록한 현대증권(-236억원), 대우증권(-32억원), 한화투자증권(-113억원) 등의 주가 전망이 어둡다고 본 셈이다.
증권주 중에서는 키움증권의 공매도 비중이 0.21%로 가장 낮았다.
금융주 공매도 비중 하위권에 코리안리(0.22%), 현대해상(0.16%), 메리츠금융지주(0.14%) 등이 올랐다.
공매도 허용과 함께 증권주 주가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업종 지수는 14일 이후 2.62% 하락했다.
이 기간 한화투자증권이 5.98% 내렸고 대우증권(-5.57%), 현대증권(-4.55%), 우리투자증권(-3.80%), SK증권(-2.95%), 삼성증권(-1.85%) 등도 줄줄이 하락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금융주 공매도 금지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증권주 주가에는 한동안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주가수익비율(PER) 20배가 넘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있는 금융주의 공매도 비중이 높다”며 “펀더멘털이 주가 결정의 최대 요인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해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 해제는 결국 시장 유동성과 거래량을 늘리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작년 2월 프랑스, 벨기에 등 유럽 국가들이 공매도 금지를 해제하자 금융주 주가는 오히려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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